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갖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어제 친서를 보내왔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친서에서 김 위원장은 코로나19와 싸우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 "반드시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고 적었다. "남녁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길 빌겠다"고도 했다.
또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며 "안타깝다"는 심정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코로나19를 반드시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하겠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북미대화 중단과 발사체 발사 등 얼어붙은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윤 수석은 "김 위원장은 한반도 주변 정세에 대해 진솔한 소회와 입장도 밝혀왔다"고 전했다. 윤 수석은 또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뒤 감사의 뜻을 담은 답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청와대 측은 남북 정상의 구체적인 친서 내용에 대해 "자세힌 밝히는 것은 외교상 맞지 않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남북 정상의 친서 교환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30일 모친상을 당한 문 대통령 앞으로 친서 형식의 조의문을 보냈고,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김 위원장을 초청하는 친서를 보낸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친서는 2일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유감 표명에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청와대를 향해 강도 높은 비난 담화를 내놓은 다음 날 보내진 것이다.
북측의 이같은 상반된 행동은 지난해 문 대통령의 모친상 당시 보였던 이중행보와 유사하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31일 문 대통령의 모친인 고(故) 강한옥 여사의 별세에 대해 위로의 뜻을 담은 조의문을 보내왔다. 하지만 다음 날인 31일 오후 동해 방향으로 미상의 발사체를 2발 발사했다. 조의문을 보내고 하루 뒤 장례 절차가 끝나자마자 발사체를 쐈다.
다만 청와대 주변에서는 이번 친서 교환을 계기로 문 대통령이 제안한 '남북협력 사업'과 '보건협력' 등이 물꼬를 틀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