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소강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5일 0시 기준으로 누계 진단검사 인원이 14만6541명으로 전날보다 9834명이 늘었다고 밝혔다. 3일에는 신규 진단검사 인원이 1만6260명에 달했었다. 지난달 29일 909명이었던 신규 확진환자도 이날 438명까지 줄었다. 신천지(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신도들에 대한 검사가 거의 마무리되면서 결과를 기다리는 인원은 3일 3만5555명에서 이날 2만1810명으로 감소했다. 검사 인원이 급증하지만 않는다면, 당분간은 확진환자 증가가 둔화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현 상황이 확산세가 꺾이는 변곡점일 수 있지만, 신천지와 같은 또 다른 집단 감염을 앞둔 ‘폭풍전야’일 수도 있어서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브리핑에서 “전체 규모가 줄어드는 듯 보인다고 하더라도 중심 증폭집단의 모수가 (대구와 신천지에) 한정돼 (지금까진) 한정된 모수에서 환자를 찾아낸 것이라고 판단된다”며 “문제는 그 집단에서 연결고리를 바깥으로 놓는 것으로, 그러면 그 다리를 타고 넘어간 바이러스가 또 다른 증폭집단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부산과 충남, 경북이 대표적인 사례다. 부산 온천교회에선 35명(부산 33명, 경남 2명)의 집단 감염이 발생했으며, 충남 천안시에선 운동시설(줌바댄스)을 중심으로 81명의 환자가 나왔다. 경북 경산시는 신천지 신도들을 중심으로 오전 11시까지 무려 347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신천지 신도가 2·3차 감염자를 만들어내고, 그들이 다시 추가 전파를 일으키는 상황이다. 이미 불특정 다수에게 코로나19가 전파된 상황에선 대구 사례처럼 감염원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최근에는 중국 외 국가에서 확진환자가 급증하면서 팬데믹(대유행)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5일 0시 기준으로 세계 코로나19 확진환자는 9만5024명으로 집계됐다. 중국 외 환자만 무려 1만4615명이다. 특히 중국의 환자 증가세가 둔화한 가운데 한국(5766명), 이탈리아(3087명), 이란(2922명)에서 환자 증가세가 가파르다. 이탈리아와 이란에선 사망자도 107명, 92명이나 나왔다. 프랑스(212명)와 독일(240명)도 환자가 200명을 넘어섰다.
미국도 위기다. 확진환자는 아직 142명에 불과하지만, 사망자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11명이다. 현재까지 집계된 코로나19의 치명률(확진환자 대비 사망자 비율)이 3.45%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미국의 확진환자는 조만간 300명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