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은 6개월만에 소폭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감소한데다, 원·달러 환율 급등(원화약세)하면서 외환시장에서 일부 달러 매도개입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주요 6개국 통화대상 달러화지수(DXY)인 달러인덱스가 2월말기준 98.13으로 전월말(97.39)대비 0.8% 상승(한국시간 기준 98.51, 0.7% 상승)(절상) 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호주달러화(-2.1%)를 비롯해 파운드화(-1.5%), 엔화(-0.6%), 유로화(-0.3%)는 각각 전월말대비 하락(절하)했다.
2월 평균 원·달러 환율도 급등했다. 실제 2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93.79원으로 전월보다 29.51원(2.5%) 급등했다. 2월25일엔 장중 한때 1220.5원까지 치솟아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었다. 2월말일자 기준 원·달러도 1213.7원으로 전월말대비 21.9원(1.8%) 급등했다.
이는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돌변했기 때문이다. 다만 원·달러가 워낙 급하게 급등하면서 외환당국의 환시개입도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부문별로 보면 국채나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에 투자하는 유가증권은 전월말보다 72억3000만달러 감소한 3712억2000만달러를 보였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도 전월비 6000만달러 줄어든 32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해외 중앙은행이나 주요 글로벌은행에 보관해 둔 현금성 예치금은 68억달러 증가한 271억 달러를 나타냈다. 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 등으로 보유하는 IMF에 대한 교환성통화 인출권리인 IMF포지션도 1000만달러 확대된 27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금은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104.4톤)를 유지했다.
박성호 한은 외환회계팀장은 “미 달러화 강세에 따라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감소했다. 환율시장 개입과 관련해서는 코멘트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1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4097억달러)는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했다. 1위는 3조1155억달러를 보인 중국이 차지했다. 이어 일본(1조3423억달러), 스위스(8501억달러), 러시아(5623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5014억달러) 순이었다. 작년 10월 홍콩을 추월한 인도(4713억달러)는 7위를 유지했고, 홍콩(4457억달러)은 우리보다 한 단계 위인 8위를 기록했다. 브라질(3594억달러)은 우리보다 한 계단 아래인 10위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