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은 넉달 연속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락(원화강세)하면서 외환시장에서 달러 매수개입에 나선데다, 운용수익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증가폭은 축소됐다.
이는 1월 평균 원·달러 환율이 급락함에 따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를 매입하고 원화를 풀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원·달러 환율 하락을 방어한 셈이다. 아울러 외화자산에 대한 운용수익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1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64.28원으로 전월말보다 11.56원(1.0%) 급락했다. 1월14일엔 장중 한때 1150.6원까지 떨어져 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었다.
다만, 1월말일자 기준 원·달러는 1191.8원으로 전월말대비 35.4원(3.1%) 급등했다. 이는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돌변했기 때문이다.
주요 6개국 통화대상 달러화지수(DXY)인 달러인덱스도 1월말기준 97.39로 전월말(96.39)대비 1.0% 상승했다(한국시간 기준 97.87, 1.2% 상승)(절상). 이에 따라 호주달러화(-4.0%)와 유로화(-1.5%), 파운드화(-0.2%)는 각각 전월말대비 하락(절하)했다.
부문별로 보면 해외 중앙은행이나 주요 글로벌은행에 보관해 둔 현금성 예치금은 74억4000만달러 증가한 202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국채나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에 투자하는 유가증권은 전월말보다 92억4000만달러 감소한 3784억5000만달러를 보였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전월비 2000만달러 줄어든 33억4000만달러를, 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 등으로 보유하는 IMF에 대한 교환성통화 인출권리인 IMF포지션은 1000만달러 축소된 27억8000만달러를 나타냈다. 금은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104.4톤)를 유지했다.
박성호 한은 외환회계팀장은 “달러화 강세시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 감소로 외환보유액은 줄어드는게 보통이다. 다만 외환보유액 규모가 크다보니 운용수익이 꾸준한데다, 기타 요인 등에 의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유가증권이 줄고 예치금이 늘어난 것과 관련해서는 “말잔 기준이다. 유가증권을 사고팔고 하다보니 운용전략상 월말 예치금이 많아진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작년 12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4088억달러)는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했다. 1위는 3조1079억달러를 보인 중국이 차지했다. 이어 일본(1조3238억달러), 스위스(8548억달러), 러시아(5544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994억달러) 순이었다. 작년 10월 홍콩을 추월한 인도(4599억달러)는 7위를 유지했고, 홍콩(4413억달러)은 우리보다 한 단계 위인 8위를 기록했다. 브라질(3569억달러)은 우리보다 한 계단 아래인 10위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