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주택청약통장 1순위 가입자가 올 들어 크게 늘고 있다. 정부의 청약자격 규제에도 정부의 분양가 규제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시세 차익 기대감이 커지면서 신규 분양 단지에 청약하려는 수요도 그만큼 많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서울 인기 분양 단지의 청약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3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중 서울 1순위 청약 자격을 얻은 사람은 306만2066명에 달했다. 한 달 동안에만 1순위 청약종합저축 가입자가 무려 3만3137명 증가한 것이다. 최근 1년 동안 월별 증가폭으로는 최대치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과거 모든 청약통장의 유형을 하나로 합친 것으로 가입자가 순위 자격 요건만 갖추면 공공아파트와 민영아파트 모두에 청약할 수 있는 ‘만능통장’이다. 2009년 5월 첫 판매를 시작해 2015년 청약저축ㆍ청약예금ㆍ청약부금과 일원화됐다. 현재 유일하게 가입할 수 있는 청약통장은 주택청약종합저축뿐이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선 청약통장 가입 후 24개월이 지나고 예치금액 기준 등을 충족해야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2순위 가입자들이 2년의 기간 요건과 예치금 요건 등을 채워 1순위로 편입되는 것이다.
특히 현재 신규 가입이 중단된 청약예금과 청약저축, 청약부금 가입자까지 모두 포함하면 서울 1순위 청약 자격 보유자는 1월 기준 370만8196명에 달한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4월 말 이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 시세 차익이 높은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경쟁이 후끈 달아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2순위 가입자가 요건을 채워 1순위로 편입되면서 1순위 자격을 갖춘 청약통장 가입자가 대폭 늘어났다”며 “서울에서 선호도가 높은 인기 단지나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되는 새 아파트는 경쟁률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달 1순위 자격 보유자의 증가폭은 3만 명을 넘어서는 반면 2순위 가입자의 감소폭은 1만8094명에 불과했다. 서울 청약통장 새 가입자가 1만5043명에 달했기 때문이다. 까다로워진 1순위 요건과 대출 규제에도 로또 분양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커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청약 당첨이 곧 최고의 재테크’라는 인식이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선 이미 팽배하다”며 “정부의 일관되고 지속적인 규제를 이들은 ‘앞으로 주택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