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연금기금 수익률이 최근 2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증시 강세에 해외주식 수익률이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국내주식 수익률도 두 자릿수를 달성한 덕분이다.
27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2019년 말 기준 국민연금 연간 운용수익률이 11.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999년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후 최고치다. 기금운용본부 설립 후 두 자리 수익률을 기록한 해는 지난해와 2009년(10.39%), 2010년(10.37%)에 불과하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지난해 수익률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가 기준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 노력을 진행하고 각종 경제 지표가 개선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은 736조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운용수익금 증가 등에 힘입어 전년도보다 97조9000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기금운용 수익금은 73조4000억 원으로 이는 2200만 국민연금 가입자들로부터 한 해 동안 거두어들인 보험료 수입의 1.5배 수준이다. 누적 수익금은 367조5000억 원이다.
자산별 수익률은 △국내주식 12.58% △해외주식 30.63% △국내채권 3.61% △해외채권 11.85% △대체투자 자산 9.62%를 기록했다.
해외 주식은 연도 말 미국과 중국 간의 1단계 무역합의 타결 소식에 고무된 글로벌 증시 상승세 및 환율의 영향을 받아 30%를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주식 역시 반도체산업 등 수출기업의 실적회복 기대로 증시가 10% 가까이 상승하면서 국민연금의 두 자리 수익률 달성을 견인했다.
지난해 글로벌증시(MSCI ACWI ex-Korea, USD 기준)는 26.83% 상승했으며 한국증시(KOSPI)는 7.67% 올랐다. 원ㆍ달러 환율은 3.55% 상승했다.
채권은 국내외 주요 국가의 기준금리 인하 및 양적 완화 정책 실행에 따른 금리 하향세로 채권시장이 강세를 나타내면서 국민연금의 평가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대체투자는 이자 및 배당 수익과 함께 보유자산의 가치상승으로 인한 평가이익의 영향을 받아 9%가 넘는 수익률을 나타냈다.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채권 비중이 전체 자산의 절반 이하로 감소하면서 오랫동안 제기되어 온 저수익 자산편중 우려를 불식시키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채권투자 비중은 29.5%p 줄었으며 주식 및 대체투자는 각각 22.8%p, 7.0%p 늘었다.
국민연금은 1988년 제도 시행 이후 연평균 누적 5.86%, 최근 5년간 5.45%, 최근 3년간 5.8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장기 투자자로서 장기적인 시계를 갖고 기금운용 원칙에 따라 자산의 가격 변동성과 손실 위험을 허용범위 안에서 관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안정적인 노후보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장기적 운용 성과 향상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에 대한 최종 성과평가는 위험관리ㆍ성과보상전문위원회의 검토 등을 거쳐 6월 말께 기금운용위원회가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