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이 대표적인 투자처로 인식되어 있기는 하지만 증권 외에도 다양한 금융투자상품들이 있다.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는 매우 좋은 투자처이고,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메자닌 투자도 좋은 상품이며, 그 외에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구성된 수익이 높고 안정적인 펀드상품들도 많다.
이런 좋은 금융투자상품들이 부동산 투자보다도 더 각광을 받기 위해서는 상품 자체의 가치나 수익성이 높아야 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투자자와 자본상품 제공자(provider) 간에는 그 상품가치를 강력히 담보할 수 있는 ‘시장의 투명성’이 절대적 전제조건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작년부터 라임자산운용에서 만든 펀드상품이 폰지(Ponzi)사기가 아니냐라는 언론보도가 계속되고 있는데, 폰지상품은 자본시장 투명성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고, 금융투자시장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이다. 물론 라임자산운용의 상품이 폰지사기였는지 아닌지는 조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두고 봐야 알겠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상품의 구조나 설계의 문제점보다는, 은행 창구에서 펀드상품을 판매하면서 마치 원금이 보장되는 은행 예금처럼 소개한 소위 불완전 판매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된다. 작년에 발생한 DLF사태나 몇 년 전에 터졌던 동양증권 회사채 판매도 그런 불완전 판매가 중요한 법률 이슈였는데 아직도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는 것이 놀랍다.
펀드상품은 대표적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분류한다.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상품구조상 더 안정적이고, 은행 정기예금에 비해서는 높은 수익을 보장하기 때문에 펀드상품은 매우 우량한 금융상품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다만, 한국인의 순혈주의적 사고방식으로 인해 고위험 고수익이거나 저위험 저수익 상품의 2가지만이 정통이라고 간주하다 보니 정기예금이나 주식에 비해 펀드상품이 활발하게 판매되지는 않는 듯하다. 거기에 최근 폰지상품 사건이 터져서 펀드상품이나 자본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더욱 나빠질까 우려도 된다.
이러한 사태가 반복되는 것은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자본시장의 위축 및 국가경제적 손실로 귀결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부정적 결과를 사전에 예방하고 자본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강력히 담보하는 게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첫째, 시장에서 판매되는 상품 자체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내부 감시, 감독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둘째, 자본시장의 건정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위법행위가 발생했을 때 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적발하고 재발 방지를 보장할 수 있는 제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어야 한다. 물론, 두 가지 측면의 사전, 사후의 기능을 담당하고 주도하는 곳은 금융감독원이다.
따라서, 금융기업에 대한 금감원의 감독과 검사 기능은 지금보다도 더욱 강력해져야 한다. 물론 강력한 검사가 갑질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일반투자자들의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도 제고를 위해서는 컨설팅 수준의 감독, 검사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하다.
자본시장의 건전한 긴장감 조성을 위해서라도 금감원의 금융기업에 대한 강력한 감독 및 검사가 선행되어야만 하고, 그럴 경우 자본시장의 활성화도 담보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금감원의 자본시장 및 금융기업에 대한 강력한 검사와 감독 활성화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