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다우지수는 25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3.15% 급락한 2만7081.36으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3.03% 내린 3128.21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77% 빠진 8965.61로 9000선이 붕괴하면서 올해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다우지수는 전날 1000포인트 이상 빠지면서 124년 역사상 세 번째로 큰 일일 낙폭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900포인트 가까이 하락, 이틀간 낙폭이 약 1910포인트로 2018년 2월 5일 이후 2년 만에 가장 컸다고 미국 금융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분석했다. 다우지수는 2월 12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서 약 8.4% 하락해 조정 장세 진입 일보 직전이다. 일반적으로 지수가 최근 고점 대비 10% 이상 떨어지면 조정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정의된다.
유럽증시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쑥대밭이 됐다. 범유럽 주가 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1.76% 하락한 404.60으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와 프랑스 파리증시 CAC40지수는 각각 1.94% 급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지수는 1.88% 빠졌다. 유럽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이탈리아 FTSE MIB지수는 1.44% 하락했다. 이 지수는 전날 5.5% 폭락했다.
한편 아시아증시는 이번 주 들어 급락과 회복, 약세를 오가는 변동성 장세가 연출됐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26일 장 초반 2% 이상 급락했지만 중국증시는 오전 11시 20분 현재 0.27% 상승하고 있다.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는 가파르게 하락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31%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뉴욕시장에서 금 선물 가격은 1.6% 떨어진 온스당 1650달러로 마감했다. 그러나 금값은 9거래일 만에 하락한 것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팬데믹이라는 초대형 악재에 안전자산으로 간주됐던 가상화폐 비트코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번 주 들어 약 3.5% 하락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개인소비 침체와 그에 따른 기업실적 영향을 경계하는 움직임이 가뜩이나 커진 가운데 미국 보건당국의 고강도 경고가 나오면서 시장의 패닉을 부추겼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미국의 지역사회 감염은 발생 여부가 아니라 언제 일어나는지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상원 청문회에서 “미국을 밀봉할 수 없다.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며 “코로나19가 대규모로 발병하면 미국도 마스크가 부족해질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이제 코로나19는 중국과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란은 사망자가 15명으로 중국 밖 국가 중 최대이며 중동 지역의 전염병 확산 진원지가 됐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를 기점으로 독일과 프랑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등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