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테마주로 엮여 주가가 급등한 오공이 실제 마스크 생산 이력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관련기업 주가가 널뛰는 가운데 사업 연관성이 낮은 기업들도 테마주로 묶이는 사례가 늘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오공 주가는 21일 장중 최고 1만4350원까지 급등하며 상장 이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인터넷 증권게시판 등을 중심으로 오공에서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3500원 선에서 움직이던 주가가 한 달 새 4배가량 폭등했다.
마스크 품귀현상이 일어나면서 오공의 주가는 19일 상한가로 마감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공은 접착제, 화학제품 제조 전문기업으로 마스크 생산은 진행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 관계자 역시 오공그룹은 이때까지 마스크를 생산한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마스크 생산 관련 매출액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 기준 오공과 종속회사 오공티에스, 삼성테이프 등이 생산하는 제품은 주로 접착제 품목이 대부분이다. 매출액 비중으로 살펴보면 기타 접착제 및 관련 품목(65.5%), 초산비닐수지에멀전 접착제(24.0%), 점착테이프(23.0%) 등이다. 종속회사 간 내부거래로 30%가 중복으로 계산됐다.
풍문은 오공그룹 내 오공티에스에서 소량 유통하는 마스크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오공 홈페이지에는 DIY용품(할인점) N95황사마스크를 유통하고 있다고 게시했다. 오공티에스는 마스크 생산이 아니라 소매 판매하는 유통업체에 불과하다. 실제 제조사는 다른 곳이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액이 미미한 수준으로 집계하기 민망한 수준”이라고 답변했다.
잘못된 테마에 따른 주가 급등의 수혜는 오롯이 대표이사에게 돌아갔다. 지난달 설 연휴 전날인 23일 조한창 오공 대표이사는 보통주 13만1593주(지분율 0.78%)를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조 대표는 테마주로 엮여 주가가 급등한 사이 하루 만에 약 7억7800원을 챙겼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1일 “시가총액이 낮고,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는 기업 중심으로 풍문과 단기 시세조종을 통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추가 상승 요소가 없기에 소문을 늦게 접한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영진이 주식을 매도하는 건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것으로 해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