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조기패소(Default Judgment)' 예비판결((Initial Determination)에 대한 이의를 제기한다.
23일 배터리 업계와 ITC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측 변호대리인은 ITC에 심사 신청서(petiton for review)를 제출할 예정이다.
대법원 사법정책연구원이 발간한 '미국 특허쟁송실무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ITC는 소송 당사자가 '심사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행정판사(ALJ)의 예비판결에서 불리하게 결정된 모든 쟁점을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더 나아가 신청서를 통해 제기하지 않은 쟁점들은 추후 당사자가 ITC의 최종판결에 불복, 항소하더라도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의 심사에서도 인정되지 않는다.
캐머런 엘리엇(Cameron Elliot) ALJ의 '조기패소' 판결 이후 SK이노베이션이 첫 이의제기 절차에 들어가는 셈이다.
엘리엇 ALJ는 14일 LG화학의 '조기패소' 요청을 인용하는 예비판결을 내렸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이와 관련해 최근 ITC에 신청서 제출 기한을 28일까지 3일 연장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요구서를 제출했다.
SK이노베이션 측 변호대리인은 "135페이지에 달하는 결정문을 18일 오후에야 받아봤기 때문에 기존 25일까지 기한은 너무 짧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요구서에서 대리인은 시한 연장의 필요성과 사안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이번 결정이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과 연루된 막대한 투자나 일자리에 막대한 영향 미칠 수 있다"고 호소했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의 경제에 보탬이 되는 부분을 은연중에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하면 단순히 자사뿐만 아니라 미국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말 미국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 커머스시에 연간 9.8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내년 하반기 기계적 완공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본격 양산은 2022년 초부터 들어갈 전망이다.
이에 더해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급성장하는 미국 시장을 고려해 단계별로 투자 확대를 검토 중이다. 1차 투자에 버금가는 수준의 연내 추가 투자를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2공장 설립 계획도 언급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이의제기와 동시에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 LG화학이 일차적으로 승세를 잡은 만큼, 수월하게 합의에 동의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화학은 합의의 조건으로 △영업비밀 침해 사실 인정 △공개사과 △손해배상 등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으로서는 굳이 합의를 서두를 필요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LG화학의 요구 사안을 얼마나 반영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