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 신용등급 잇단 강등, 멀어지는 경기 회복

입력 2020-02-18 18:29 수정 2020-02-1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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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잇따라 강등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이 크게 저조한 데다, 올해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사태가 겹쳐 영업환경이 계속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까닭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7일 KCC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내렸다. 사실상 투기등급이다. 국내 주택시장 부진에 따른 업황 악화를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앞서 무디스가 SK이노베이션의 신용을 ‘Baa1’에서 ‘Baa2’로, LG화학은 ‘A3’에서 ‘Baa1’으로 한 단계씩 낮췄다. 무디스는 또 최고 신용등급을 보유한 SK텔레콤, SK하이닉스, 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국내 평가회사들도 다르지 않다. 한국기업평가는 SK이노베이션, SK종합화학, LG화학, LG디스플레이, 이마트, 더케이손해보험의 등급을 낮추고, CJ제일제당, 녹십자, 한국항공우주, HDC현대산업개발, OCI 등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조만간 등급 하향이 이뤄진다는 예고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한국 대표기업들이 모두 신용위험에 직면한 상황이다. 신용평가사들의 등급하락 경고는 새삼스럽지 않다. 수출과 소비, 투자 등 경기지표와 그에 수반되는 고용이 작년 최악이었고, 한국 경제의 열쇠인 글로벌 교역환경마저 갈수록 악화하면서 올해 실적 전망도 먹구름이다. 어느 업종도 긍정적이지 않은 실정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자동차, 디스플레이, 화학, 철강산업에 더해, 항공운송, 호텔·면세, 유통, 외식 등 내수산업의 실적 감퇴가 불가피하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중국 경제가 가라앉아 우리 수출 수요가 줄고, 중국의 부품공급 차질로 국내 주력 제조업의 피해가 커지는 것이 최대 악재다. 전염병 확산에 따른 국내소비 위축의 장기화도 불가피하다.

신용등급 하락은 기업의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리고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 비용을 늘리는 부작용을 가져온다. 영업환경은 나빠지는데 경영부담만 가중된다. 시장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금까지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10% 이상 줄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덮치면서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은 더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경제성장의 후퇴로 이어진다. 무디스는 코로나19로 중국 경제가 받는 충격이 한국에 그대로 전이될 것이라며, 올해 우리 성장률이 1.9%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11월 전망치 2.1%보다 0.2%P나 낮춘 것이다.

올해 경기 반등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기업신용은 국가 신용등급과도 무관치 않다. 적어도 지난 10여 년간 국내 대표기업들의 신용등급이 하락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 한국 기업과 경제에 대한 신뢰 추락은 외국인 투자 감소와 자본 유출을 가속화하는 후폭풍을 불러온다. 심각한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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