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애플’에 미친 여파가 국내에도번지고 있다. 애플이 코로나19로 인해 1분기 실적 악화 가능성을 인정하자 애플 관련 부품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꺾인 것이다. 증권가는 애플 실적 악화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큰 만큼 당분간 관련 주식을 저가에 매수할 기회라고 짚었다.
18일 LG이노텍은 전 거래일보다 4.50% 하락한 14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이노텍은 애플의 모바일 제품인 아이폰·아이패드 등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한다.
아이폰 관련주로 꼽히는 다른 종목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아이팟 프로에 배터리 보호회로를 공급하는 아이티엠반도체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7.46% 내려간 6만3300원에 마감했다. 카메라 모듈 제조업체인 덕우전자는 6.70%, 카메라 모듈 자동검사장비 제조업체 하이비젼시스템은 2.75% 하락했다. 애플에 OLED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공급하는 비에이치(-4.06%)도 이날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들 종목은 애플의 실적 방향성에 주가가 따라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애플은 지난 4분기 매출액이 918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8.9% 올랐다고 발표했다. 주당 순이익은 4.99달러로 금융정보 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증권가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 4.54달러를 웃도는 ‘깜짝실적’이었다.
이에 LG이노텍(4.29%), 아이티엠반도체(9.26%), 덕우전자(7.53%), 비에이치(4.21%), 하이비젼시스템(4.38%) 등은 이튿날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18일(현지시간) 애플이 보도자료를 내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1분기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발표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다만 주가 조정이 일시적인 것에 그쳐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코로나19로 인해 애플의 공급 차질 및 수요 둔화가 대만 및 중국 언론을 통해 알려진 부분이고, 4월 예정이던 아이폰9(SE2) 출시가 지연된다고 하더라도 수요가 이연돼 2분기 중에 회복될 것”이라며 “애플은 모든 중국 공장 가동을 재개했고 애플 매장도 차례로 영업을 시작하고 있다고 밝혀 큰 이슈가 없는 경우 1분기 안에는 정상적인 생산 및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관련 부품사 1분기 실적 영향도 최대 10~20% 수준의 제한적인 영향만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주가 하락 시 적극적으로 매수할 것”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