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제너럴일렉트릭(GE)과 프랑스 사프란의 합작사 CFM이 개발한 제트엔진 ‘LEAP 1C’의 대중국 수출 금지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CFM은 GE와 사프란이 50대 50으로 출자해 세운 합작사로, 항공기용 엔진 제조 업계에선 세계 1위로 꼽힌다. LEAP 1C 제트엔진은 중국 국영기업 코맥(COMAC)에서 개발하고 있는 여객기 ‘C919’에 사용된다. C919는 현재 비행 테스트 중이며, 2021년에 여객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 행정부는 중국이 제트엔진의 기술을 베낄 가능성을 지적한다. 이를 통해 중국이 제트엔진 시장에 진입해 미국의 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민간 항공기 부문의 기술적 독립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의 시도를 사전에 꺾으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GE는 “첨단 제조 기술을 베끼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며 행정부 조치에 반발했다. 이어 “제트엔진은 수년 동안 중국에 수출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면 중국 제조업체가 이미 역설계에 나섰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엔진 외에도 C919에 사용되는 항공 전자 시스템의 수출 제한도 고려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수년간 GE를 포함한 미국 항공 제조사들에 중국 항공기에 사용되는 시스템의 수출을 허가해 왔다. 2019년 3월 미 상무부는 LEAP 1C 제트엔진 수출 면허를 발급한 바 있다.
WSJ는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갑작스럽게 수출 신청을 불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미국 제조업계에 엄청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중국의 제조업 굴기를 미리 차단하려는 보호무역 조치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면서 중국의 시장점유율을 동시에 확보하는 게 관련 업계의 과제 중 하나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제트엔진처럼 새 모델 개발에 수십 억 달러가 들어가고, 제조 공정이 비밀에 부쳐지는 부문이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제품의 수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8일 모이며, 이외에도 다른 대중국 무역 정책 문제도 함께 협의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