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시위ㆍ집회 열려도 버스 운행…경복궁 앞 사직로 ‘유지’

입력 2020-02-1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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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시위 시 비상대중교통로로 활용되는 편도방향 차로 (사진 = 서울시)
▲집회·시위 시 비상대중교통로로 활용되는 편도방향 차로 (사진 = 서울시)

주말마다 열리는 집회ㆍ시위로 모든 차로가 통제돼 시민불편이 초래되는 만큼 4월부터 세종대로 편도방향으로 상시 버스통행이 가능토록 조성된다. 또 우회도로를 개설하기로 했던 경복궁 앞 사직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는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광화문광장 조성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주말마다 열리는 집회ㆍ시위로 인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4월부터 세종대로 편도방향에 가변식 이동시설물을 설치해 양방향으로 상시 버스통행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집회ㆍ시위에 참여하는 시민안전을 고려해 광장과 세종대로가 연결되는 도로에 차단시설도 설치한다. 이를 위해 현재 경찰청과 협의 중이다.

또한, 버스노선을 신설ㆍ변경해 지하철역과 연계될 수 있도록 한다. 집회ㆍ시위 시 지역주민이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한다. 집회ㆍ시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주말에 고정적으로 운행하는 버스도 신설해 4월부터 운영한다.

1020번 버스는 집회ㆍ시위 시 기존에는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 교차로에서 회차하던 것을 지난달부터 경복궁역까지 연장했다. 경복궁역~필운대로ㆍ자하문로~평창ㆍ부암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8002번은 상명대~경복궁역~필운대로~상명대 노선으로 운행한다. 숭례문에서 삼청공원까지 운행하는 종로11번 마을버스는 종로구와 협의해 노선일부를 변경한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재조성과 관련해 광화문광장 동ㆍ서방향 축이 되는 사직로를 교통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도로노선을 유지한다. 월대((궁중 의식에 쓰이던 단) 복원은 문화재청 발굴조사와 논의 등을 통해 복원 시기, 방법 등을 결정ㆍ추진한다.

당초 서울시는 사직로를 광장으로 전환하고 정부서울청사를 우회하는 U자형의 우회도로를 계획했다. 그러나 교통정체 심화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높아지자 현재 노선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는 집회 자유 보장과 주민피해 최소화를 위해 지역주민, 전문가 등으로 ‘법령 개정 TF’를 구성한다. 지난달에 마련한 개정안을 지역주민과 함꼐 국회에 건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개정안에 주거지역의 경우 10분 동안 평균 65데시벨(db) 이상의 소음인 경우에만 규제할 수 있었다. 시는 평균 소음도 측정방식을 악용하는 경우가 많아 측정시간을 5분으로 줄이고 순간 최고 소음크기를 85db로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옥외집회와 시위 금지장소에 맹학교 등 ‘특수학교’도 새롭게 포함시킨다. 100m 이내에서 집회 또는 시위ㆍ행진을 할 수 없도록 해 학생들에게 최소한의 학습권을 보장한다.

서울시는 전체 교통량 중 약 46%인 도심의 통과교통량을 줄이는 도심권 통행제한 등 녹색교통진흥구역 정책과 연계한 교통수요 관리정책도 병행해 실시한다. 지난달부터 녹색순환버스를 운행(4개 노선 27대)하고 있다. BRT(간선급행버스체계) 단절구간인 4.2㎞을 단계적으로 연결해 대중교통을 통한 광장 접근성을 높일 방침이다.

그동안 현장에서 제기된 신호등 설치, 교차로 개선 등 지역주민의 생활불편사항은 총 62건이다. 서울시는 올해 개선 가능한 32건에 대해 260억 원을 투입해 추진한다. 또 집회ㆍ시위로 인해 침체되고 있는 인근 지역상권의 현황 파악과 수요분석을 통해 지역상인과 함께 상권활성화 대책을 마련한다.

서울시는 지난 해 사업 시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힌 9월부터 연말까지 총 61회 시민 1만2115명과 온ㆍ오프라인을 망라해 소통을 진행했다. 소통방법은 △시민참여를 중심으로 한 시민대토론회 △의제별로 시민단체와 전문가가 함께한 공개토론 △지역주민과의 현장소통 △시민이 바라고 원하는 광화문광장의 모습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온라인 소통 등이다.

서울시가 ‘현재 광장의 문제점과 광장 개편의 필요성’에 대해 시민의견을 수렴한 결과 응답자의 70~80%가 변화·개선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은 향후 광화문광장이 차량보다는 사람중심, 차도로 단절되지 않고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전면 보행광장을 최종목표로 하는 것에 대부분의 시민의견이 일치했다.

다만 시민들은 전면보행광장을 한번에 조성한다면 현재 광장 구조에서 야기될 수 있는 시민불편 등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새로운 광화문광장은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공원 같은 광장’으로 조성되길 바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소통의 결과를 담아 전문가 등과 함께 구체적 계획을 마련해 나가고, 필요 시 시민의견을 들을 예정”이라며 “단순히 공간으로서, 하드웨어로 광화문을 바라보지 않고 새로운 문화의 패러다임을 고민해 주민의 고통이 경감될 수 있고, 많은 시민이 문화적으로 즐길 수 있는 행복한 공간, 나아가 대한민국의 국민에게 자랑스러운 공간으로서 거듭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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