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0개 첨단기술 분야 특허 중 9개서 1위...미중 기술패권 전쟁 더 치열해진다

입력 2020-02-12 11:03 수정 2020-02-1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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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00~2019년 글로벌 첨단 특허출원의 40% 차지…바이두·알리바바 등 이른바 ‘BATH’가 주도

▲중국 베이징에서 바이두의 자율주행차량이 도로주행 시험을 하고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중국 베이징에서 바이두의 자율주행차량이 도로주행 시험을 하고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첨단기술 분야의 세계 특허 출원에서 중국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전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적재산권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는 ‘아스타뮤제’와 10개 첨단기술 분야의 세계 특허 출원 건수를 공동 분석했다고 12일 보도했다. 그 결과, 중국은 약 20년 사이에 ‘양자컴퓨터’를 제외한 9개 부문에서 특허출원 건수가 가장 많았다. 조사 대상은 인공지능(AI)·양자컴퓨터·재생의료·자율주행·블록체인·사이버보안·가상현실(VR)·드론·도전성고분자·리튬이온배터리 등 10개 첨단분야다. 이들 분야의 특허출원은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전 세계에서 총 34만 건에 달했는데, 국가별로는 중국이 약 13만 건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미국의 점유율은 약 20%였다.

중국은 2005년만 해도 첨단기술 10개 분야에서 1위가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2017년부터는 거의 전 분야를 석권했다. 특히 중국은 드론과 AI, 재생의료 부문에서 급성장했다. 10개 분야는 모두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응용이 기대되는 핵심 기술로, AI에서 앞서면 자율주행과 재생의료에서도 우위에 설 수 있는 만큼 이들 부문을 장악하면 국가 경쟁력 자체가 달라진다고 닛케이는 평가했다.

중국은 2015년 제13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에서 ‘지식재산 강국’을 목표로 내세운 것과 동시에 ‘중국제조 2025’를 통해 첨단기술 산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표명했다. 연구·개발(R&D) 비용은 2017년에 일본의 3배에 달하는 50조8000억 엔(약 547조 원)에 이르렀으며 이는 1위 미국(55조6000억 엔)에 육박하는 것이다.

특히 중국 첨단산업을 주도하는 게 이른바 ‘BATH’로 불리는 바이두와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테크놀로지 등 IT 대기업 4개사다. 바이두가 4개 분야에서 출원 수가 ‘톱10’에 진입하는 등 이들 4개사의 10개 분야 출원 수는 2015년 이후 약 6000건에 달했다고 닛케이는 강조했다.

기업들은 타사가 특허를 많이 보유할수록 특허사용료 지불 등 사업 전개에 어려움을 겪을 리스크가 커진다. 기술적으로 동일한 수준의 특허를 확보하지 못하면 ‘크로스 라이선스(특허 상호이용)’를 실현할 수 없어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다만 특허의 양적인 부문에서는 중국이 압도적이었지만, 질적인 부문에서는 약간 다른 결과가 나왔다. 닛케이와 아스타뮤제가 영향력과 장래성 등 독자적 지표를 바탕으로 특허의 질을 분석한 결과, 10개 분야의 상위 10개 기업(연구기관 포함), 총 100곳 중 미국이 64개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1개사에 그쳤다.

중국은 질적인 면의 열세를 만회하고자 지난해 1월 지식재산을 전문으로 다루는 법정을 대법원에 설치하는 등 전략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도 이런 중국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화웨이에 대한 전격적인 제재가 바로 이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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