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갤럭시S10, V50 씽큐 등 신규 5G 스마트폰이 출시됐을 때도 이통 3사 공시지원금과 불법보조금이 판을 쳤다. 급기야 LG유플러스가 SKT와 KT를 ‘불법보조금 살포 혐의’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하며 최악으로 치달았다. SKT와 KT는 마케팅 경쟁에 대한 합법성 여부는 개별 사업자가 주장할 사안이 아니라며, 되레 LG유플러스의 불법보조금 살포 행위가 더 심각하다고 맞섰다. 5G 스마트폰인 ‘갤럭시S10 5G(256GB)’ 출고가가 139만7000원이었지만 보조금이 시장에 풀려 최저 30만 원대에 살 수 있었고, ‘0원폰’이 부활하는가 하면 5G폰 고객에게 현금을 되돌려주는 ‘페이백(불법보조금)’이 난무했다. 이통 3사는 결국 과도한 보조금 지출로 수익 악화에 시달려야 했다.
올해 이통 3사는 ‘신사협정’으로 이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사전예약 기간을 출시 전 1주일로 통일, 사전예약 일정은 이달 20일부터 26일(7일간)로 축소키로 했다. 사전예약 기간에 예고한 공시지원금도 공식 출시일 전까지 변경 없이 유지하기로 약속했다. 반면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일각에선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불법보조금 대란’을 막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국 신사협정을 비웃듯 보조금 살포가 되풀이될 것이라는 우려다.
소비자 단체는 이통 3사가 소비자 요구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려면 ‘보편요금제’에 가까운 중저가 요금제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통신 서비스가 국민의 필수재임에도 이통사의 비싼 통신비 책정으로 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서 최소 요금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신사협정’이 소비자를 위한 결단이어야지, 그들만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하면 안 되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