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 배달 서비스가 편의점의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출점 절벽에 부닥친 편의점이 판로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 배달 서비스에 뛰어드는 것. CU가 정식 사업에 나서며 빠른 속도로 서비스 점포를 늘려가는 가운데 GS25와 이마트24, 미니스톱에 이어 이번에는 세븐일레븐도 시범 테스트에 돌입했다.
세븐일레븐은 주문·배달앱 ‘요기요’와 함께 편의점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1일 밝혔다. 배달은 메쉬코리아의 ‘부릉’이 맡는다. 세븐일레븐은 1+1, 2+1 등 대표 행사상품을 비롯해 도시락과 디저트, 즉석푸드, 가정 간편식(HMR), 생활 및 위생용품 등 총 330여 종의 상품을 서비스하기로 했다.
고객이 ‘요기요’ 앱을 통해 세븐일레븐 항목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부릉’ 배달원이 상품을 받아 배달하는 형태다. 먼저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권별 주요 거점 10개점을 선정해 시범 운영하고, 향후 주문 채널과 운영 점포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편의점업계에서 처음으로 배달 서비스를 정식으로 도입한 업체는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씨유)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요기요’와 시범 서비스에 나섰고 4월에는 정식 서비스를 론칭했다. 도입 후 지난해 12월까지 매 분기별 주문수는 22% 상승할 정도로 고객의 관심도 높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확산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이용 건수는 평소 대비 66.1% 신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요기요’에 입점된 가맹점은 3000여 곳으로 CU는 1분기 내로 5000점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 역시 지난해 4월 ‘요기요’와 함께 현재 서울 강남권에서 총 10곳을 시범 운영 중이다. 도입 9개월 동안 월평균 주문량은 3000여 건 수준이다. 이달 초에는 ‘쿠팡이츠’와 손잡고 강남과 강서, 관악, 광진, 서대문구 등 서울 7개 직영점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향후 전국 가맹점으로 서비스를 넓힐 계획도 있다.
이마트24도 올해부터 35개 직영점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며 시장에 가세했다. 미니스톱은 ‘요기요’와 배달대행업체 ‘바로고’ 등과 함께 지난해 7월부터 사당역점, 봉천역점, 여의IFC점, 강남센터점 등 5개 직영점에서 시범 테스트 중이다.
이로써 편의점 빅5 모두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현재 정식 서비스는 CU가 유일하다. 경쟁사들은 1년 가까이 시범 테스트 중이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못하는 이유는 비용 대비 낮은 수익성 때문이다. 아직 시장이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투자비만 날릴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CU가 장악한 편의점 배달 시장에 비집고 들어가 파이를 나누기에는 이익이 너무 적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그렇다고 서비스를 하지 않으면 경쟁사에 뒤처질 수 있어 발만 들여놓은 ‘간보기’ 수준이다.
타 업체들은 현재 고객이 일단 주문하면 점포에서 재고가 있을 때 접수하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상품 주문 후 재고가 없을 경우에는 점포에서 콜을 취소하는 식이다. 즉, 배달앱 회사와 제휴는 늘리면서도,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배달서비스의 핵심인 재고연동시스템 도입은 망설이고 있는 셈이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배달 서비스는 아직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수도권 이외 지역은 사업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 업체가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는데 파이를 나눠갖기에는 시장성이 적다”며 “서비스가 보편화되는 시점에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