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이 확정된 ‘카카오증권’이 증권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킬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가 풍부한 고객데이터를 기반으로 증권업계 판도를 바꿀 만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것이란 기대도 모으고 있지만, 카카오가 강점을 지닐 것으로 평가받는 위탁매매·리테일 부문은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영업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5일 정례회의에서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대주주 변경 승인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카카오페이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 신고와 400억 원 규모로 알려진 매매 대금 납입을 끝내면 증권사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증권업계 안팎에서는 카카오가 자사의 고객데이터와 핀테크 플랫폼을 활용해 증권업계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카카오는 고객 데이터를 워낙 많이 가지고 있어서 증권업에서도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이미 위기의식을 느낀 대형 증권사들 중심으로 막대한 디지털 투자와 조직 개편이 이뤄지는 등 증권업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증권사 수수료 중에서 신용대출과 해외 주식 직구 수수료는 아직 비싼 편인데 카카오증권은 카카오의 송금 및 핀테크 플랫폼 등과 연계해 해외 직구·신용대출 수수료를 저렴하게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밖에도 고객 수가 많으니까 자산운용사랑 제휴해 외화 머니마켓펀드(MMF), 상장지수펀드(ETF) 등 상품에 특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증권업 진출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대부분 대형 증권사들이 위탁매매 부문에서 무료 수수료 정책을 쓸 정도로 시장은 포화상태”라며 “넓은 고객 기반으로 소매에 강점을 지녔지만 이런 부분에서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증권사 수익 구조가 기존 위탁매매에서 자기자본 확충을 통한 IB 업무로 무게추가 옮겨가는 흐름이기 때문에 돈 벌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위탁매매 수수료를 무료로 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결과적으로 서버 유지 등 비용만 많이 든다”며 “뭐로 돈을 벌 것인가가 문제인데 신용거래, 주식담보대출 등 레버리지를 제공하기 위해선 증권사는 기본적으로 자기자본이 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로투자증권 자본금이 110억 원으로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없다”며 “초반에 계좌는 많이 개설되겠지만, 결과적으로 돈을 못 벌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