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공식 활동을 시작하면서 이재용식 ‘준법 경영’의 막이 올랐다. 준법감시위는 독립 기구로써 삼성 주요 7개 계열사의 준법감시 체계를 감독할 예정이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5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첫 회의를 열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이날 회의에서는 삼성 7개 계열사의 준법감시 조직으로부터 그동안 내부적으로 운영해 왔던 준법 프로그램 운영 현황과 계획 등을 들으며 향후 방향을 고민하는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또 준법감시위 설치에 관한 규정과 원활한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사무국 설치 등에 관한 이야기도 오갈 것으로 보인다.
준법감시위원으로 선정된 대검찰청 차장검사(검사장급) 출신의 봉욱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삼성의 준법경영을 제대로 감시할 수 있도록 역할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향후 활동방향 등) 구체적인 내용은 오늘 첫 회의를 마쳐보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 내부인사로 준법감시위에 참여하는 이인용 CR(Corporate Relations)담당 사장은 “(준법감시위 활동과 관련) 필요한 게 있으면 위원장께서 (계열사에)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 등 7개 계열사는 지난 3일까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설치·운영에 관한 협약’ 이사회 의결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준법감시위를 공식 출범시켰다.
준법감시위 위원장은 김지형 전 대법관이 맡았다.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권태선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공동대표,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 봉욱 변호사,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6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이번 위원회 출범으로 이재용식 준법 경영이 어떻게 그려질지 재계의 이목이 쏠린다. 준법감시위의 움직임과 성과에 따라 재계 전반에 준법 경영 전담 조직이 확산할 수도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 가운데는 한화, 롯데, 태광, 한진그룹이 삼성 준법감시위와 비슷한 기구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주요 의사결정 등은 계열사의 자율경영에 맡기는 한편, 준법감시위를 통해 조직 전반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준법감시위가 이 부회장 국정농단 뇌물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 권고에 따라 출범하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감형을 위한 이벤트 기구라는 비판 여론도 나온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준법감시위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준법감시위가 진정성과 영속성을 가지고 얼마나 자유롭고 폭넓은 활동을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