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와이어리스가 지난해 호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사모펀드 운용사 KCGI의 지분 가치 극대화가 예상된다. 회사 입장에선 불리한 조건으로 발행됐던 CB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됐다.
회사는 4일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968억 원, 영업이익은 153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각각 전년 대비 51.2%, 6045.9% 오른 수치다. 회사는 호실적 이유로 5G 제품 및 T&M(Test & Measurement) 부문의 매출 증가와 영업비용 절감을 들었다.
KCGI의 투자를 받은 지 1년 반 만에 체질개선에 성공하면서 지분 수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KCGI는 2018년 9월 LIG넥스원과 함께 이노와이어리스 투자에 나섰다. KCGI-헬리오스 제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이하 합자회사)를 통해 창업주인 정종태 대표이사로부터 81만5202주(13.58%)를 매수하면서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고, 이후 추가 매수를 통해 지난해 3분기 기준 111만5327주(18.58%)를 보유하고 있다.
합자회사의 지분 매입 평균단가는 약 2만4000원 수준이다. 전일 종가(3만2000원)를 기준으로 삼으면 현재 지분평가 차익이 88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5G 시장 개화에 따른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차익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이노와이어리스 입장에선 CB 리스크를 한층 덜었다는 평가다. 회사는 최대주주 변경 당시 합자회사에 130억 원의 전환사채(CB)를 별도로 발행했다. 이 CB는 표면 이자율 및 만기이자율이 5.5%, 여기에 회사가 ‘일정 재무수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7.5%의 만기보장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조건도 붙었다. 일정 재무수준 내용은 만기일 직전 분기 말 기준 과거 3년간 산술평균 영업이익률 5% 이상, 전환사채 발행일 직전 영업연도 매출액 대비 연평균매출액 성장률 10% 이상을 달성하는 것이다.
당시 일각에선 당시 21억 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내고 있던 회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내세워 CB를 발행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이번 호실적을 통해 조건 미충족 위험에서는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전일 공시 기준 2019년 영업이익률은 6.3%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도 향후 추가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구성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16년에 인도 법인을 세우면서 준비해온 5G 스몰셀의 인도 수출이 올해 하반기에는 매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2020년에는 5G 무선망 최적화 제품의 자연 성장과 T&M 사업부 수출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난 1300억 원 수준의 매출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현동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노와이어리스의 올해 예상 PER은 10.8배로 국내외 통신장비 비교기업 평균 13.8배 대비 현저한 저평가 상태”라고 분석했다.
한편 현재 합자회사가 인수한 CB는 지난해 11월 7일부터 전환청구 가능한 상태다. 전환가는 1만7800원, 전환 가능 보통주는 73만5044주로 4일 종가 기준 103억9800만 원의 차익 실현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