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쪼그라들자 홈쇼핑업계가 여행상품 편성 취소에 나섰다.
홈쇼핑업계는 명절증후군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커지는 만큼 통상적으로 설 연휴 직후 여행상품 편성을 늘린다. 하지만 이번 설에는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국내서 발생하며 여행 수요가 꺾여 홈쇼핑업계가 여행상품 편성을 취소했다. 협력 업체인 여행사 입장에서도 막대한 수수료를 내고 판매 방송에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GS샵은 금ㆍ토ㆍ일요일에 방송하던 여행상품 편성을 이번 주에는 취소했다고 5일 밝혔다. 다음 주에는 신종 코로나가 비교적 덜 퍼진 유럽이나 미주 쪽 여행상품 편성이 예고돼 있지만, 이마저도 상황을 본 뒤 유동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GS샵 측은 “홈쇼핑보다 여행사 쪽에 관련 문의가 많고, 예약하고 나중에 취소하는 경우가 많아 협력사 측에서도 여행상품 방송을 진행하는 게 무리가 있다. 그나마 GS샵은 작년부터 동남아나 일본, 중국 대신 유럽이나 남미 쪽 위주로 여행상품을 편성해 다음 주에는 편성돼 있는데 상황을 지켜본 뒤 유동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NS홈쇼핑은 설 연휴 이후 현재까지 여행상품 편성을 하지 않았다. NS홈쇼핑은 주 단위로 편성 기획을 짜는데 다음 주까지도 여행상품 판매는 예정에 없다. NS홈쇼핑 측 관계자는 “설 연휴 직후엔 여행상품 판매 방송을 늘려왔는데 올해는 연휴 직후부터 여행상품 판매를 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2월까지 방송 예정 계획이 없다”며 “중국 여행상품의 경우 3월까지 방송하지 않기로 확정됐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통상적으로 일주일에 5회 정도 여행상품을 판매했는데 지난달 27일부터 편성을 취소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중 예정된 여행상품 방송은 없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 역시 지난달 28일부터 여행상품을 판매하지 않는다. 롯데홈쇼핑 측은 "추이를 지켜본 후 편성을 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CJ오쇼핑의 경우 금ㆍ토ㆍ일요일에 예정된 여행상품 방송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방송 예정인 여행상품은 신종 코로나가 비교적 덜 퍼진 유럽이나 북미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CJ오쇼핑 측 관계자는 “2일 방송된 북유럽 상품 판매의 경우 목표 대비 판매율이 25% 넘는 등 여행상품을 찾는 수요가 계속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판매하는 여행상품의 경우 신종 코로나 위험이 덜한 유럽이나 북미 지역이고, 출발 일자도 수개월 뒤인 만큼 예정대로 방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협력사인 여행사 측에서도 방송 취소에 대한 문의나 요구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보다 협력업체들이 여행상품 방송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신종 코로나로 여행 수요가 덜할 수밖에 없는데 예정대로 방송을 진행할 경우 판매 실적은 안 나오고 수수료는 그대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행상품을 구매했다가도 취소하겠다는 문의가 많이 온다고 한다. 홈쇼핑과 여행사 이해관계에 따라 여행상품 편성을 취소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