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4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1.5% 올랐다고 밝혔다. 월간 상승률은 2018년 11월(2.0%) 이후 최고치다.
근원물가에 해당하는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와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는 각각 0.9%, 0.8% 오르며 지난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나, 생활물가지수(2.1%)와 신선식품지수(4.1%)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2018년 12월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가주거비 포함지수도 오름폭이 1.2%로 확대됐다.
품목 성질별로는 농산물 중 채소류가 작황 악화로 15.8% 급등했다. 축산물과 수산물도 각각 3.4%, 6.0% 올랐다. 공업제품은 2.3% 상승했는데, 석유류가 12.4% 올랐다. 지난해 유류세 한시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다. 석유류 상승 폭은 2018년 7월(12.5%) 이후 16개월 만에 최고치다. 단 서비스 중 집세와 공공서비스는 각각 0.2%, 0.5% 내리고, 개인서비스도 1.7% 상승에 그쳤다.
품목별로 농축수산물에선 배추(76.9%), 무(126.6%), 상추(46.2%) 등이 크게 올랐다. 반면 고춧가루(-15.7%), 마늘(-23.8%), 귤(-20.3%), 감자(-27.8%) 등은 내렸다. 공업제품에선 휘발유(15.6%), 경유(11.6%) 등 석유류가 일제히 오르고, 휴대전화기(-2.9%), 남자학생복(-45.7%), 여자학생복(-42.8%)은 ‘무상교복’ 등 정책효과로 크게 내렸다. 공공서비스에선 택시료(13.7%), 시내버스료(4.9%) 등 교통비가 올랐으나, 고등학교납입금이 36.2% 내렸다. 개인서비스는 공공주택관리비(7.9%), 보험서비스료(7.5%), 휴양시설이용료(22.0%) 등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낮은 상승률이나 내림세를 보였다.
통계청은 1월 물가 상승 폭이 확대됐지만,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물가가) 보건복지 등 분야에서 정책효과가 유지되고 있어서 완전히 크게 좋아질(상승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은 올해부터 물가 조사품목에 마스크를 추가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가계지출 총액의 1만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품목을 조사하는데, 그간 마스크는 소비지출 비중이 크지 않아 조사대상이 아니었다”며 “하지만 최근 미세먼지 때문에 비중이 커져 2020년 예비조사 품목으로 검토 중이고, 지난달부터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마스크가 품목으로 반영된 물가지수는 이르면 내년 초 올해분까지 소급 적용돼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