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넥스 휴지와 하기스 기저귀로 유명한 킴벌리클라크와 치약·비누 대명사인 콜게이트파몰리브 등은 지난해 광고 지출을 각각 1억 달러(약 1195억 원) 늘렸다.
세계 최대 단일 스포츠 이벤트이자 30초당 TV광고 단가가 500만~560만 달러에 달하는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결승전 ‘슈퍼볼(Super Bowl)’에도 소비재 업체 광고가 대거 등장했다.
초콜릿 업체 허쉬는 10년여 만에 처음으로 슈퍼볼 광고를 냈다. 허쉬는 지난해 4분기 북미 지역 광고·마케팅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고 밝혔다.
프록터&갬블(P&G) 산하 화장품 브랜드 ‘올레이(Olay)’는 여성 우주 조종사들을 등장시킨 광고를, 펩시코의 음료수 브랜드 마운틴듀는 공포영화 ‘샤이닝’을 패러디한 광고를, 하인즈케첩은 영화감독 로만 코폴라가 연출한 광고를 각각 슈퍼볼에 내보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미 브랜드가 잘 알려진 소비재 기업들이 광고 지출을 늘리는 것이 실제 고객 증가로 이어질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기업 경영진도 많은 광고비 지출이 매출과 순이익 증가로 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면서 높은 광고비를 면밀하게 검토하는 자세를 나타냈다.
광고업체 그룹M이 집계한 글로벌 주요 소비재 기업 8개사의 지난 2018년 광고 지출은 총 345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약 12%를 차지했다. 중국 등의 지역에서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매출 대비 광고 지출 비율은 5년간 거의 변하지 않아 기업들이 마케팅에 소극적이었음을 가리켰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업계의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관계자들은 크래프트하인즈가 지난해 150억 달러 손실을 상각 처리한 주원인이 소극적인 마케팅에 있었다는 인식으로 기업들이 다시 광고 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킴벌리클라크의 지난해 매출 대비 광고 지출 비율 확장폭은 20년 만에 가장 큰 수준이었다.
마이크 슈 킴벌리클라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애널리스트들과의 회동에서 “우리는 어려웠던 2년간 광고비용을 약간 줄였다”며 “그러나 시장이 성장에 아주 좋은 상황이 됐으므로 다시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콜게이트파몰리브는 지난달 31일 지난해 광고 지출이 전년보다 6.5% 증가한 17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