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터닝포인트] 자동차의 진화…그리고 인내심

입력 2020-02-03 18:00 수정 2020-02-0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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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차장

구급차 이야기입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개그우먼이 한때 적잖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그녀는 공백기를 거쳐 대대적인 성형 수술을 마치고 전혀 다른 사람으로 환골탈태했었는데요, 세상도 “그녀의 인생이 달라졌다”라며 관심을 키웠습니다.

얼굴이 바뀌더니 이곳저곳 부르는 곳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지방 행사장을 쫓아다니며 부지런히 주가를 높여갔습니다.

빼곡한 일정을 소화하며 지방 일정에 나선 어느 날. 그녀는 촉박한 시간 탓에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질렀습니다. 바로 '사설 구급차'를 이용해 목적지로 달려갔던 것이지요.

여기까지도 정상적인 사고로 이해하기 어려운데, 그녀는 SNS를 통해 이를 버젓이 자랑해 논란을 키웠습니다. 상황이 이쯤 되면 냉정을 찾기 어려워집니다.

연예인 한 명의 그릇된 생각을 지적하는 게 아닙니다. 이런 사실이 널리 퍼질수록 구급차에 대한 불신만 쌓이는 되는 게 더 문제입니다.

진짜 위급한 환자를 실은 구급차가 정작 양보를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논란이 반복되는 가운데에서도 가장 설득력을 얻는 주장은 “그래도 비켜주자”입니다.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설 구급차 속에 진짜 위급환자가 있을지 모를 일이니까요.

자동차 이야기입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장착된, 국산차 가운데 처음 선보인 신기술을 두고 논란이 일었습니다.

바로 차 지붕에 얹어놓은 태양열 집광판, 이른바 ‘솔라 패널’의 효율성입니다.

원리는 이렇습니다. 차 지붕에 솔라 패널을 얹어놓고 이렇게 끌어모은 태양열이 전기모터에 힘을 보태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잠깐만 생각해보면 이렇게 얻을 수 있는 이득은 계산이 어려울 만큼 미미합니다. 나아가 그렇게 얻은 에너지의 효율성도 크지 않습니다.

먼저 한여름 뙤약볕을 피해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면 솔라 패널의 효과는 전혀 얻을 수 없습니다.

야외에 차를 세웠다 해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는데요. 뜨거운 태양열을 모았다 해도 더 뜨겁게 달궈진 실내 온도가 문제입니다. 차 안 온도를 낮추기 위해 다시 에어컨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결국 에너지를 더 소비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뿐인가요. 자동차 회사 연구원들은 차 무게 중심을 낮추기 위해 오늘도 밤잠을 줄이며 연구에 매진합니다. 자동차는 무게 중심이 낮아질수록 주행 안정성이 유리해지니까요.

이런 마당에 태양열 집광판 위에 무거운 유리를 뒤덮은 차는 주행 안전성 측면에서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차 지붕을 솔라 패널로 뒤덮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작은 것을 얻기 위해 생각보다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셈이지요.

그러나 이에 대해 완성차 메이커 기술의 진보를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래도 믿어보자”라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우리는 이제 막 친환경 자동차와 함께 살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막 일련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새 기술을 만났다는 뜻이지요.

100가지쯤 볼품없는 기술이 나올지언정, 단 한 가지 신기술을 얻을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신기술을 기다릴 이유가 충분합니다.

자동차 회사의 노력과 기술이 하나둘 포개지면 지금보다 더 나은 자동차가 분명 나올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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