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여파에 해외채권형 펀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전염병 확산 이슈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급격히 살아나면서 채권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설정액 10억 원 이상 해외채권형 펀드 205개의 지난달 31일 기준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24%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4.86%)와 해외주식형 펀드(-0.29%), 국내혼합형 펀드(-0.90%), 해외혼합형 펀드(0.55%)를 웃도는 성과다.
신종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시점부터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지난 한 주간 국내주식형 펀드(-4.86%), 해외주식형 펀드(-1.89%) 등에 손실이 생겼을 때 해외채권형 펀드는 0.50%라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렸다. 이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와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설정액이 각각 2849억 원, 147억 원 빠져나갔지만 해외채권형 펀드에는 78억 원이 새로 유입됐다.
특히 북미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한 주간 1.24%, 한 달간 2.41% 수익률로 같은 기간 해외채권형 펀드 평균 수익률의 2배 넘는 상승률을 나타냈다.
신종 코로나 공포에 채권 중에서도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받는 미국 국채가 들썩였다. 실제 지난달 20일 1.823%였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신종 코로나 확산 소식에 31일 1.505%까지 0.318%포인트 하락했다. 채권 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 상승을 뜻한다.
게다가 안전자산인 달러까지 강세를 보이면서 환노출(언헤지ㆍUH) 펀드들은 일거양득 효과를 누리고 있다. ‘미래에셋미국달러우량회사채[자]1(UH)(채권)C-S’는 한 주간 2.24%, ‘미래에셋달러우량중장기채권[자](UH)(채권)C-F’는 2.14% 수익률을 보였다.
한윤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한 주(1월 23~29일) 세계 국채형 펀드 자금 순유입 금액은 28억3000만 달러(약 3조3819억 원)로 지난해 10월 중순 미국ㆍ중국 1차 무역 합의로 ‘리스크 온’ 분위기가 시작된 이후 최대 금액”이라며 “대부분이 선진국 국채형 펀드(27억6000만 달러)로 유입됐는데 중국에서 발발한 신종 코로나로 인해 선진 국채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더 강해진 점이 배경”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과 독일은 신종 코로나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확대로 2월도 자금 유입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특히 미국은 G2 갈등 이후 지속적으로 중국발 국채 매도가 발생했으나, 갈등이 완화 국면인 만큼 중국발 수요 재개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