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수부터 도티까지…밀레니얼 겨냥한 협업 늘었다

입력 2020-02-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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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 업계의 컬래버레이션(이하 ‘컬래버’) 형태가 진화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식품업계에선 패션업계 등 이종 산업과의 컬래버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업계에선 불경기일수록 패션과 같이 시각적 요소를 강조한 컬래버가 활발해지는 것으로 해석했다. 시각의 자극으로 미각을 극대화해 고객의 얇아진 지갑을 열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컬래버는 단순히 시각적 요소 강화에 집중하기보다 ‘재미’와 ‘다양성’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 10~20대 소비자가 주요 고객층인 식품업계가 이들이 호응하는 컬래버 상대를 찾아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양상이다.

기존 제품의 이미지를 활용해 고객 유인이 쉽고, 따라서 실패 위험성도 작은 컬래버는 식품업계에 여전히 매력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평가된다.

(사진제공=오뚜기)
(사진제공=오뚜기)

오뚜기는 ‘초통령’ 도티와 손을 잡았다. 오뚜기는 16일 칼슘과 DHA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 ‘어린이 카레’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카레 대비 나트륨을 40% 이상 줄여 어린이에게 더욱 건강한 카레를 먹을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오뚜기는 구독자 252만 명을 보유한 게임 크리에이터 ‘도티’와의 컬래버를 통해 도티 캐릭터를 활용한 카레 패키지 디자인에 활용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성장기 어린이들을 위한 더 순하고 건강한 ‘어린이 카레’를 출시했다”며 “인기 크리에이터 ‘도티’와의 컬래버로 더욱 사랑받을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제공=빙그레)
(사진제공=빙그레)

사람이 아닌 캐릭터와의 컬래버도 활발하다. 컬래버 파트너는 바로 광고계 블루칩으로 떠오른 대세 ‘펭수’다. 연령과 무관하게 전 국민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펭수의 올해 몸값은 연간 10억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빙그레는 29일 자사 대표 제과형 아이스크림 붕어싸만코와 빵또아의 모델로 EBS의 크리에이터 ‘펭수’를 모델로 발탁했다. 빙그레는 펭수를 모델로 한 영상광고를 다음 달 1일부터 TV와 온라인 채널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펭수의 모습이 그려진 스페셜 패키지 제품도 출고가 예정돼 있다.

빙그레와 펭수의 인연은 ‘슈퍼콘 댄스 챌린지’부터 시작됐다. 펭수는 빙그레가 지난해 시행했던 슈퍼콘 댄스 챌린지에 지원했으나 137등으로 탈락했고, 온라인상에서는 “빙그레가 펭수의 가능성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후 빙그레는 슈퍼콘 댄스 챌린지 담당자들이 직접 펭수를 찾아가 오해를 푸는 영상 콘텐츠가 펭수의 유튜브 채널(자이언트 펭TV)에 업로드되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빙그레 관계자는 “말 그대로 대세인 펭수를 모델로 붕어싸만코와 빵또아의 마케팅을 기획하게 돼 기대가 크다”며 “영상 광고, 패키지 제품 출시 외에도 영상 콘텐츠 제작 등 펭수와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F&B도 이달 남극 환경보호를 위한 펭수 컬래버 참치캔 남극펭귄참치(이하 ‘남극참치’) 패키지 한정판을 출시했다. 남극참치는 참치 마니아인 펭수가 평소 즐겨 먹는다고 밝혔던 참치캔이다. 남극참치는 원래 동원참치를 패러디한 가상의 제품이었지만, 이번 컬래버를 통해 실제 제품으로 구현됐다.

남극참치 패키지의 판매 수익금 일부는 펭수의 고향인 남극의 환경보호를 위해 W재단의 글로벌 기후협약 실천 캠페인 HOOXI(후시)에 기부된다.

(사진제공=오리온)
(사진제공=오리온)

오리온은 패션 플랫폼과 손을 잡았다. 패션업체와의 협업은 앞서 진행된 사례가 있으나, 플랫폼과의 협업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오리온은 지난달 꼬북칩 달콩인절미맛 출시를 기념해 패션뷰티 SNS 플랫폼 ‘스타일쉐어’와 함께 ‘띵절미 프로젝트’ 이벤트를 실시했다.

스타일쉐어는 국내 최대 패션뷰티 SNS 플랫폼으로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커뮤니티다. 프로젝트를 통해 △달콩인절미맛 체험판 증정 △랜덤 박스(에어팟, 목도리, 귀마개 등) 증정 △시식 기회 제공 등의 이벤트가 진행됐다. 오리온이 10~20대가 활발히 이용하는 패션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해당 연령층에서의 인지도 제고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패션업체가 아닌 플랫폼과의 협업은 처음이었다”며 “취향과 경험을 중요시 여기는 Z세대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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