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이어진 '수출 마이너스'의 긴 터널을 내달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정부는 우한 폐렴이 한국 수출에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나 지금과 같은 전파 속도와 심각성이면 팬데믹(pandemic: 전염병 대유행)으로 발전해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까지의 한국 수출은 2018년 12월부터 1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이달 20일까지의 수출도 -0.2%를 기록 중인 데다 설 연휴까지 겹치며 14개월 내리 감소세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럼에도 한국 수출은 이르면 2월 중 상승 전환할 것으로 기대가 컸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살아나고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전후해 중국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다는 점이 근거였다.
하지만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으로 퍼지면서 중국 경기가 하향곡선을 그리게 된다면 한국 수출이 반등 시나리오를 쓸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 비중은 금융위기 이후 20%대 중반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수출의 4분의 1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는 의미로 대중 수출이 흔들리면 전체 수출에도 영향이 적지 않다.
특히 우한 폐렴의 전파속도가 사스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지난 24일 1000명을 돌파한 데 이어 27일까지 4500명을 넘으며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팬데믹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우한 폐렴으로 당장 해당 지역으로의 수출길이 막히는 등 한국수출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정부도 우한 폐렴으로 인해 한국 수출이 받을 단기적, 직접적 영향은 작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이 유행했을 때도 수출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 확산이 실물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점검하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중국 내 확산이 중국 소비 및 생산활동에 미치는 영향과 글로벌 경제, 우리 수출 등에 가져올 파급 효과 등을 면밀히 점검 중"이라며 "내수 등 국내 경제활동의 경우 아직은 영향이 제한적이고 향후 전개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평오 코트라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올해 반등세를 보이는 한국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한다"며 "관련 동향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해 확산 단계별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