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달째 출근 못한 윤종원 기업은행장, 해결책 찾기 ‘분주‘

입력 2020-01-2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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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행장, 22일 김형선 노조위원장과 직접 만나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22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권 포용금융 성과점검 간담회’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etoday.co.kr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22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권 포용금융 성과점검 간담회’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etoday.co.kr

취임 한 달 가까이 출근 하지 못하고 있는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노조와의 물밑접촉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경영공백 장기화로 인해 내부직원 사기 저하, 고객불편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노사 양측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기업은행 노조는 윤 행장 출근 저지 투쟁을 26일째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일 취임한 윤 행장은 금융권의 기관 수장 출근 저지 최장 기록(14일)을 이미 훌쩍 넘겼다. 최근 한국노동자조합총연맹(한노총) 지도부까지 기업은행 노조 투쟁에 가세하면서 투쟁이 강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윤 행장은 노조의 출근 저지투쟁이 계속되면서 본점 대신 삼청동 금융연구소에 임시 집무실을 마련하고 원격경영에 나선 상태다. 윤 행장은 본점 대신 외부에서 경영현황점검회의를 진행하고 정기인사 지연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휴ㆍ복직자를 대상으로만 인사방령을 지시했다.

CEO 공백이 장기화 되면서 경영공백이 커지자 물밑접촉은 활발해지고 있다. 아예 단절됐던 대화라인을 살려 서로 의견을 청취하는 등 사태진화에 노사 양측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 행장의 출근 저지로 인해 통상 1월에 이뤄지는 정기인사, 영업점별 목표 배정 등 경영 일정이 차질을 빚으면서 리더십 공백, 은행 이미지 실추, 고객 불편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노사 양측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정의 움직이이 도화선이 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금융위원회 측은 지난주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노조는 기존과 같은 요구안을 제시했고, 민주당에서는 투쟁 종료를 권유하며 당 차원의 유감 표명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간 대화도 재개됐다. 기업은행 노사협력팀이 수시로 노조와 접촉하고 있고, 윤 행장도 노조 집행부와 수차례 면담을 진행했다. 당정의 요청으로 지난 22일 윤 행장은 김형선 위원장과도 직접 만났다. 이들은 임원 임명 절차 개선 및 희망퇴직 허용 등에 관해 입장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윤 행장의 대화 제의에도 정부와 여당만을 상대로 인정하며 이를 거부했던 것에 비하면 한 단계 나아간 것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위원장과 처음 만난 만큼 대화가 어느정도 진척되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다만, 최종 타협점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정부와 노조의 주장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어서다. 노조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청와대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정부측은 단호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인사권은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당정이 문 대통령의 발언을 넘어 사과의 뜻을 밝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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