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QUEEN'에서 퀸이 만든 광경이다. 기타 연주를 펼친 건 원년 멤버인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73). 그는 보조 연주자의 도움 없이 2시간 동안 기타를 연주했다. 드러머 로저 테일러(71)와 호흡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다. 10년 동안 머큐리의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애덤 램버트(38)의 가창력은 퀸의 제2막을 알리는 듯했다.
퀸의 콘서트는 프레디 머큐리가 세상을 떠나기 전 내놓은 마지막 앨범의 수록곡 '이누엔도(Innuendo)'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나우 아임 히어(Now I'm Here), '킬러 퀸(Killer Queen)' 등으로 객석의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날 램버트는 '머큐리 아바타'가 아닌 '퀸의 보컬'로서 역량을 과시했다. 램버트의 창법은 머큐리와 완전히 달랐다. 그는 관중들을 향해 "프레디 머큐리를 사랑하세요? 저도요. 그를 기억합시다"라고 외치면서도 자신의 개성을 잃지 않았다. 램버트는 퀸의 원년 멤버와 함께하면서도 엉덩이를 흔드는 등 자신의 색깔로 무대를 표현했다.
머큐리는 120여 분의 공연 동안 줄곧 함께했다. 메이와 머큐리의 호흡은 관객들을 흥분시켰다. 홀로그램 속 머큐리는 메이의 기타 선율에 맞춰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Love of my life)'를 불렀다. 이후 1986년 영국 런던 라이브 공연 연상 속 머큐리와 2만여 관중은 서로 '에~오~'를 주고 받으며 소통했다.
마지막 무대인 '라디오 가 가(Radio ga ga)'와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에서 관객들은 더욱 큰 소리로 떼창했다. 관객들이 휴대폰 손전등으로 만든 빛의 물결을 본 메이는 "아름답다"고 감탄했다.
메이의 기타 실력은 공연의 하이라이트다. 그는 직접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와 '39'를 부르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테일러도 노익장을 보였다. 그는 '아임 인 러브 위드 마이 카(I'm in love with my car)'를 직접 불렀고, '언더 프레셔(Under pressure)'를 연주할 때 강력한 드럼 사운드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한 곡은 '위 아 더 챔피언스(We are the champions)'와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 메이는 가슴에 태극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모습으로, 램버트는 퀸을 상징하는 왕관을 쏜 채로 무대에 올랐다. 퀸이 미국에서 직접 공수한 300t 무게의 LED 조명은 천장을 물들였다. 관객들의 환호는 그들이 내려간 이후에도 한동안 계속됐다.
18~19일 양일간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QUEEN'은 2014년 8월 열린 록 페스티벌 '슈퍼소닉 2014' 이후 5년 5개월 만에 열리는 퀸의 내한 공연이다. 단독 공연으로는 1973년 데뷔 후 47년 만에 처음이다. '더 랩소디 투어'는 일본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 뉴질랜드, 호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