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귀국 후 첫 행선지로 호남을 택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돌풍’을 일으켰던 호남에서 새 출발의 의지를 다지는 행보로 풀이된다.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한 안 전 의원은 20일 정계복귀 첫 행보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곧바로 광주로 가서 국립 5·18 민주묘역을 방문해 헌화·참배했다.
안 전 의원이 광주를 방문한 것은 2018년 1월 이후 2년 만이다. 첫 행선지를 호남으로 정한 것에는 지난 총선에서 자신의 지지 기반이 됐던 호남 민심을 추스르기 위한 안 전 의원의 정치적 포석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안 전 의원은 현충원에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먼저 찾았다. 묘지 곳곳을 참배한 후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의 영호남 화합, 국민 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호남 기반의 국민의당이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역사 물줄기의 옳은 길이고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날 귀국길에서 ‘실용적 중도 정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 안 전 의원은 이날 행보에서 향후 정치적 노선의 방향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 안 전 의원은 이날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실용적 정당 역시 호남을 기반으로 할 것이냐’는 질문에 “당 내외 많은 분을 만나 뵙고 말씀을 듣는 것이 먼저”라며 “동의를 구하고 함께 결정하겠다. 제가 해외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 실용적 중도 정당을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정계 복귀를 앞두고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되던 상황에서 안 전 의원이 ‘실용적 중도 정당’을 가장 우선적으로 언급한 것은 일단 ‘독자노선’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보수통합·호남신당 등 정계개편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전략적 유연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