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리 업체 '파리크라상' 상표권을 아내에게 넘기고 회삿돈으로 사용료를 지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허영인(71) SPC그룹 회장이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서울고법 형사9부(재판장 한규현 부장판사)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허 회장은 2012년 파리크라상 상표권을 아내 이모 씨에게 넘겨 2015년까지 사용료 명목으로 213억 원을 지급해 회사에 해당 금액만큼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앞서 1심은 "상표권 지분을 포기하게 하고 사용료까지 포함해 상표 사용료 계약을 체결한 것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며 허 회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달 9일 항소심은 "(상표권 지분의) 권리 변동 과정에서 회사 임직원들은 상표권이 이 씨에게 귀속됐다는 인식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배임의 고의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허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에서는 허 회장과 임직원들이 상표권 지분의 소유자를 이 씨로 인식했는지가 쟁점이 됐다.
앞서 검찰은 2012년 회사가 이 씨에게 점포지원비를 지급하는 대신 상표권을 무상으로 사용한 혐의로 수사를 했으나 불기소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를 근거로 허 회장 측은 "당시 검찰이 상표권 지분 소유자를 회사라고 판단했다면 이 씨에게 점포지원비를 지급한 행위가 위법하다고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과 임직원들은 2012년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대해 이 씨가 상표권을 단독으로 소유한다는 취지로 받아들이고, 상표권 사용에 관한 권리계약을 명확히 하기 위해 지분권을 포기하고 사용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당시 불기소 처분이 이 씨를 상표권 단독 소유자로 본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