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총장은) 엄정한 수사, 권력에도 굴하지 않는 수사, 이런 면에서는 이미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총장이 검찰조직 문화 개선에 앞장서면 더 신뢰받을 것”이라며 윤 총장의 역할을 강조했다. 윤 총장의 거취와 관련한 논란을 잠재우는 동시에 대통령의 국정방향에 동참하라는 경고가 함께 담긴 발언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어 “검찰개혁은 검찰 스스로 주체라는 인식을 가져줘야만 가능하고 검찰총장이 가장 앞장서줘야만 수사관행뿐 아니라 조직문화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왜 자꾸 검찰은 나무라냐는 억울한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수사권이 절제되지 못한다거나 피의사실 공표로 여론몰이를 하는 초법적 권력과 권한이 행사된다고 국민이 느끼기에 검찰개혁이 요구되는 것”이라며 “검찰이 겸허히 인식해야 한다. 권한이 과거보다 줄긴 했지만 검찰 권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개혁 이 부분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검찰 고위직 인사를 둘러싼 파동에 대해 “분명히 해야 할 것 같다. 수사권은 검찰에 있다. 그러나 인사권은 장관과 대통령에게 있다. 검찰 수사권이 존중돼야 하듯이 장관과 대통령의 인사권도 존중돼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에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그럼 총장은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면서 “어쨌든 법무부 장관이 그 의견을 들어 인사안을 확정하고 그를 대통령에 제청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인사에 대한 의견을 말해야 할 검찰총장이 ‘제3의 장소에 인사 명단을 가져와야만 의견을 말할 수 있겠다’고 한다면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라며 “과거에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그야말로 초법적 권한, 권력을 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실상 윤 총장에게 “선을 넘지 말라”는 경고를 한 셈이다.
다만 “그 한 건으로 저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평가하고 싶지 않다”고 말해 거취 문제와 연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를 겨냥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검찰개혁은 그 이전부터 꾸준히 진행된 작업이고 청와대 수사는 오히려 그 이후 끼어든 과정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은) 검찰개혁에 기여가 굉장히 크다”며 “조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은 고초만으로도 저는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