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마겟돈'…르노삼성 "부산시로", 기아차 "파업", 쌍용차 "복직투쟁"

입력 2020-01-1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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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ㆍ기아차, 지난해 교섭 해 넘겨 이어가…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 진통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10일 서울 사무소 앞에서 상경 투쟁을 벌이고 있다.  (유창욱 기자 woogi@)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10일 서울 사무소 앞에서 상경 투쟁을 벌이고 있다. (유창욱 기자 woogi@)

자동차 업계가 연초부터 노사 대립으로 대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갈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며 해결책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사는 지난해 임금협상을 해를 넘겨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10일 서울 상경 투쟁을 벌인데 이어 13일엔 부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부산시의 역할을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집회에서 "르노삼성은 부산시민이 살린 향토기업"이라며 "부산시장이 직접 나서 지역경제 피해 확산을 막고 노동자를 탄압하는 르노삼성을 방관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노조가 말하는 노동강도 등의 부분은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며 "노사 간의 원활한 협상을 촉구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9월 임금교섭을 처음 시작했다. 하지만 기본급 인상을 놓고 노사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며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을 8%(약 15만 원)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사측은 고정비용 증가에 난색을 보이며 대신 600만 원의 성과급과 위로금을 제안했다.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게릴라 파업'에 나섰다. 기존처럼 모든 조합원에 파업 지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파업에 참여할 공정을 당일 아침에 지정하는 방식이다.

자동차 생산은 한 공정에만 차질이 생겨도 전체 생산에 타격을 받는다. 이 때문에 사측은 파업에 불참하는 조합원을 미리 파악해 생산 공정에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생산을 이어왔다.

이에 사측은 부분 직장폐쇄로 맞섰다.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의 공장 출입을 막고, 파업 불참자만 생산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노조의 전술을 피해간 것이다. 현재 사측은 파업을 거부한 80%가량의 조합원을 모아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르노삼성 노사의 갈등이 장기화하는 데에는 회사의 영업이익을 놓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내리는 점이 한몫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지난 5년간 1조3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지급능력이 충분함에도 노동의 가치를 충분히 보상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측은 지속적인 영업이익이 아니고 재투자에 투입하기에도 부족한 금액이라는 입장이다. 사측 관계자는 "2018년의 영업이익 3500억 원 중 '닛산 로그'로 인한 이익이 1800억 원인데, 로그 생산이 중단되며 이 부분이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닛산 로그의 위탁 생산은 지난해 9월 끝났다. 사측은 르노 본사로부터 신형 XM3 물량 배정을 받기 위해 부분 직장폐쇄를 통해서라도 공장을 돌리고 있지만, 배정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전국금속노조 기아차지부는 13일부터 17일까지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사진제공=금속노조 기아차 지부)
▲전국금속노조 기아차지부는 13일부터 17일까지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사진제공=금속노조 기아차 지부)

기아자동차 노사는 여전히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마무리 짓지 못한 가운데, 전국금속노조 기아차지부는 13일부터 17일까지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앞서 기아차 노사는 지난달 10일 기본급 4만 원 인상과 성과ㆍ격려금 150% 및 320만 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하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노조 지도부가 사측과 합의했지만, 조합원이 이를 거부한 것이다.

노조 지도부는 조합원의 반대 의사를 확인한 만큼 기존 합의안 이상을 얻어내야 하는 처지다. 이 때문에 회사가 추가안을 내지 않으면 대치 국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의 뜻이 분명한 만큼, 기존 잠정안보다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7일 오전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본사에서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을 포함한 해고자 46명이 복직 후 정문 차단기를 넘어선 뒤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제공=쌍용차)
▲7일 오전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본사에서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을 포함한 해고자 46명이 복직 후 정문 차단기를 넘어선 뒤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제공=쌍용차)

쌍용자동차는 노ㆍ노ㆍ사 간의 다소 복잡한 갈등을 빚고 있다. 쌍용차 안에는 기업노조와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두 개의 노조가 있다. 대표노조인 기업노조는 회사와 10년 연속 무분규 기록을 이어갔지만, 해고자 복직 문제로 금속노조 지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2009년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를 겪은 쌍용차는 2018년 두 노조와 '2018년 말까지 정리해고 노동자 60%를 복직 및 나머지 46명은 2019년 말까지 채용'에 합의했다. 하지만, 사측은 지난달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46명에 통상임금의 70%를 받는 '유급휴직'을 통보한 상태다.

현재 46명의 금속노조 지부 소속 조합원은 일이 없어도 매일 회사로 출근해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쌍용차의 경영상황 악화로 사태 해결에 뾰족한 수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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