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발목 잡혀 있던 데이터 3법(개인정보법ㆍ신용정보법ㆍ정보통신망법)이 전날 국회를 통과하면서 관련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데이터 3법은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한 ‘가명정보’ 개념을 신설하고 개인의 동의 없이도 가명정보를 금융ㆍ연구ㆍ통계작성 등에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다.
1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회를 통과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이 7월부터 시행된다.
그동안 국내 산업계는 법적 근거가 없어 데이터 관련 사업을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다는 불만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번 관련 법 통과로 향후 통신ㆍ금융ㆍ유통 등 서로 다른 분야의 데이터를 결합해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에서는 데이터 관련주들이 7일부터 요동치기 시작했다. 국회가 본회의를 열어 데이터 3법을 포함한 184건의 민생법안을 처리할 것이란 소식에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이 데이터 3법의 수혜 종목으로 주목하고 있는 NICE평가정보는 7일부터 10일까지 주가가 20.90% 상승했다. 7일 8.21% 상승한 데 이어 본회의가 열린 9일에는 12.01% 급등했다.
NICE평가정보는 국내서 가장 큰 신용정보회사(CB)다. 데이터 3법 도입으로 CB사업 외 다른 업무를 겸업할 수 없었던 규제가 폐지되면서 빅데이터 분석ㆍ컨설팅 등 업무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백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신용정보법 개정으로 보유 중인 빅데이터 활용 반경이 넓어질 전망”이라며 “국내에서는 NICE평가정보가 최대 CB사업자인 만큼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또 개정된 신용정보법에 따르면 금융사들은 기존에 독점하던 고객의 신용정보를 고객 요구에 따라 제3자인 마이데이터(My Data) 사업자에 의무적으로 제공하게 된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개인의 분산된 금융 정보를 한 곳에 통합해 맞춤형 금융자문 및 금융상품 추천을 하게 된다”며 “마이데이터 인가 신청이 예상되는 업체 중 상장사와 관련된 곳은 카카오의 카카오페이와 NHN의 페이코”라고 분석했다.
실제 카카오와 NHN은 데이터 3법 통과가 가시화된 7일부터 10일까지 각각 6.80%, 15.84% 상승했다.
가명정보에 대한 불법 논란이 해소되는 만큼 개인정보 비식별화 솔루션 시장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에 데이터 보안전문 기업인 파수닷컴도 같은 기간 11.78% 오르는 강세를 나타냈다.
파수닷컴은 GS(Good Software) 인증 1등급을 획득한 개인정보 비식별화 솔루션 ‘애널리틱디아이디’(AnalyticDID)를 내세우고 있다. 고객사의 환경에 맞춰 각종 빅데이터 자료를 안전하게 시장조사, 상품개발, 마케팅 전략 수립 등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