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원양어선의 안전과 복지를 국제 수준으로 강화하기 위해 ‘원양어선 안전‧복지 개선대책’을 마련해 올해부터 시행한다고 9일 밝혔다.
우리나라 원양어선은 대부분 1980~90년대 건조된 선박이 많아 노후화로 인한 사고 발생 위험성이 높으며 선원 복지에 관한 문제도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어선 안전과 선원 복지를 규정하는 어업 관련 국제협약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준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국내외 원양산업 여건 변화에 따라 해수부는 지난해 4월부터 원양어선 안전‧복지 협의체(T/F)를 운영하고 원양산업발전협의회, 원양산업발전심의회 등을 통해 업계와 전문가의 의견 수렴을 거쳐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
이번 대책은 ‘근무하고 싶은 쾌적하고 안전한 원양어선’이라는 비전 아래, 현재 약 30살인 원양어선 평균연령을 2025년까지 25살로 낮춘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 어선안전, 근로여건 2개 분야에 대한 정책 방향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9개 중점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원양어선 안전 강화를 위해 신조어선, 현존선, 수입 대체선으로 구분해 대책을 추진하고 어선안전 관련 국제협약 비준 등도 준비할 계획이다.
신조 어선의 경우 정부(50%)와 은행(30∼40%)이 출자하는 ‘원양어선 안전펀드’를 2023년까지 1700억 원 규모로 조성해 금리·담보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통해 초고령 선박 14척을 2023년까지 대체 건조해 원양어선의 안전을 강화할 계획이다.
14척은 40년을 초과한 26척 가운데 상대적으로 노후화가 심각한 오징어(채낚기), 꽁치(봉수망) 업종을 우선 지정한 것이다. 해수부는 노후화 진행이 빠른 참치 연승어업도 향후 정부지원 대상에 포함한다는 계획이다. 참치연승 113척 중 선령 30년 이상이 50척(44.2%)에 달한다.
현존선과 수입대체선의 경우 선령 35년 시점에 선박 상태에 따른 등급을 설정하는 ‘선박상태 평가제’ 도입을 검토하고 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중고어선에 대한 검사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어선안전을 위한 건조‧검사 등에 국제기준을 적용하기 위한 ‘어선안전협정(케이프타운협정)‘ 비준 준비와 원양어선 안전에 관한 관리‧감독 등에 대한 규정 개정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선원 최소 거주여건 확보, 중간 육상 휴식기 도입 등 선원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도 추진한다.
원양어선의 거주공간 확보와 관련된 국제협약의 비준을 검토하는 한편, 원양어선 신조 시 선박 내 침실, 욕실, 활동공간 등 최소한의 선원 생활공간 확보를 위한 관리기준을 사전에 마련한다. 또 장기 승선으로 인한 가족·사회와의 단절감을 해소하기 위해 육상 휴식기(중간입항) 도입과 승선주기 단축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어선원 근로여건 관련 국제협약(어선원노동협약, C-188) 비준을 위해 협약 도입에 따른 업종별 영향을 분석(연구용역)하고 외국인 선원과 국제 옵서버에 대한 인권침해 예방, 원양어선에 대한 의료지원 확대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어선원노동협약을 통해 해충 방지를 위한 모든 실용적 조치를 취하고 기계적 환풍 수단과 선풍기를 제공하며 침실 넓이는 사물함 등 시설 제외 바닥면적 1㎡ 이상, 선장은 1인실, 사관은 가능한 2~3인, 선원은 최대 4인의 침실을 제공토록 하고 있다.
우동식 해수부 국제원양정책관은 “이번 대책을 통해 우리 원양어선의 안전과 복지가 국제적인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세부과제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