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발' 고교학점제, 교육 현장 혼란 가중…"내신 위주 과목 선택 쏠릴 것"

입력 2020-01-0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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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결과제 많아…"진로 맞는 학습 동기 부여" 반론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8일 오후 3시 고교교육혁신방안인 고교학점제 필요성 재조명 토론회를 열었다. (손현경)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8일 오후 3시 고교교육혁신방안인 고교학점제 필요성 재조명 토론회를 열었다. (손현경)
올해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교육현장의 혼란이 가중돼 진통이 예상된다.

8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올해 전국 51개 마이스터고등학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고교학점제를 우선 도입한다. 이후 2022년 특성화고등학교와 일반 고등학교에 부분 도입하고, 2025년에 전국으로 확대한다.

문재인 정부 핵심 교육정책인 고교학점제는 대학의 학점제와 비슷하다. 고등학생들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다.

그러나 현장에선 고교학점제 시행을 위한 선결과제가 여전히 많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마이스터고 교사는 “수업공간이나 실습프로그램 등이 확대돼야 하지만 쉽지가 않다”며 “과목이 다양해지는 만큼 교사도 2~3개 과목씩 수업을 하거나 강사를 초빙해야 하는데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대학 입시에 맞춰 교육과정을 짜야 하는 일반계고도 고민이 큰 것은 마찬가지다. 특히 현재의 상대평가 방식으로는 내신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는 과목으로 선택이 쏠릴 가능성이 커 ‘진로와 적성에 맞게 과목을 선택한다’는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계에선 고교학점제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내신은 물론 대학수학능력시험까지 절대평가를 도입해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다만 대학 제도 개편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고교학점제가 본격 시행되는 5년 안에 사회적 합의를 이루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있다.

고교학점제 선도학교인 한 인문계고 교사는 “솔직히 고교학점제 취지에 맞게 운영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대학 입시에 어떤 과목이 유리할지 모르니 학생들도 어떤 과목을 선택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는 운영의 효율성을 무시할 수 없어 몇 개 과목만 개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고교학점제가 가져올 긍정적인 변화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주주자 경기도 용인교육지원청 장학사는 이날 오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주최한 '고교학점제 도입 필요성 토론회'에서 “진정한 학생 선택이 존중돼 흥미와 진로에 맞는 학습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자신의 의지와 필요에 따라 선택한 과목을 수강하기 때문에 더욱 동기가 부여되고 책임 있는 참여로 혁신 교육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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