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리스크 확대에 코스피 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7일 증시 전문가들은 해당 사태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지적하면서도 갈등이 심화하진 않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미국과 이란과의 마찰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할 개연성이 높다. 이는 한국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는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미국과 이란 모두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 전면전이라는 최악의 경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은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대응을 할 필요는 없어 보이며 향후 이란의 대응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이전 까지는 차익실현 매물 소화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가운데 한국 증시는 지난 3일 관련 이슈 발생 후 고점대비 2.5% 가까이 조정을 보였다는 점에서 일시적인 반등이 예상된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04% 하락하는 등 2019년 상승폭이 컸던 종목들에 대한 차익매물이 유입된 점은 부담이다.
더불어 애플의 5G 스마트폰이 2020 년 하반기가 아니라 2021 년 상반기에 나올 수 있다는 분석과 보도도 반도체 관련주의 하락 요인 중 하나였다. 이러한 요인으로 인한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부진은 한국 증시 반등도 제한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감안, 한국 증시는 보합권 등락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이란 사태의 영향으로 국제유가와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WTI)가 8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하지만 아직은 중요한 저항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전주말에 3.06% 상승하면서 63.05달러를 기록했고, 시간외 거래에서도 추가로 상승했지만 지난 4월 고점대의 저항이 66.6달러 수준에 존재하고, 시간외 거래에서도 상승 폭을 크게 확대하지 못한 가운데 상승 폭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66달러 수준의 저항을 돌파하면 추가로 상승세 이어질 수 있지만 75달러 수준에 2018년 고점대의 저항은 강할 것으로 전망된다. 60주 이평선을 돌파했고, MACD 가 상승하는 등 점차로 상승 국면으로 진행 가능하지만 안정적 상승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다.
원ㆍ달러 환율 역시 이틀째 급등 중이지만 11월 저점대의 지지대에 도달해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고, 이미 작년 10월에 120일 이평선을 이탈한 후에 나타난 반등이라 12월 고점대를 돌파하는 상승은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오히려 등락 과정에서 점차로 하락세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아직은 이란 사태의 충격의 영향권에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국제유가와 원ㆍ달러 환율의 상승이 지속되기 쉽지 않은 모양이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이란 이슈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중동발 이슈는 단기성 악재로 보는 시각이 많다. 현재 의문이 드는 것은 ‘과연 최근 3개월 지수 상승이 앞으로도 지속적인 모멘텀으로 이어질 것인가’이다.
주식 시장의 강세장 전환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는 거래량이다. 바닥권에서 일간 거래량이 5일 평균 거래량을 상향 돌파하며 큰 폭의 주가 상승을 나타내는 경우이다. 최근 6개월간 KOSPI 지수가 바닥에서 상승 전환 신호를 나타낸 경우는 총 11번이다. 이 중 의미있는 반등을 나타낸 상황은 3번이다. 즉, 지수 상승을 동반한 거래량 상향 돌파는 25% 확률로 주가 모멘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몇 가지 지표를 점검해봐야 한다. KOSPI 풋콜 비율은 0.67로 콜옵션의 비율이 압도적이다. 이는 앞으로 시장이 상승할 것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얘기다. 또한, 4거래일 연속 상승 비율과 52주 신고가 비율도 긍정적이며 EPS 이익 전망치도 지속적으로 상향조정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위 테크니컬/펀더멘털 지표들이 추가적인 KOSPI 주가 모멘텀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