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 중 신성장일자리지원대출 실적이 한달간 6200억원 이상 급증하며 역대 최대폭으로 늘었다. 잔액 역시 5조7000억원에 육박하며 6개월째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제도개편에 따른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일자리 관련 대출이 급증한 때문이다. 앞서 한은은 세액공제에 이어 설비투자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을 지원키로 한데다, 기술형 창업지원 기준을 완화하는 등 조치를 취했었다. 금중대 잔액 역시 15조5000억원을 넘어서며 1년반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같은 급증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금중대 실적은 지난해 4월말 13조6518억원으로 2015년 7월(13조1341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이래 8개월연속 증가세다. 이에 따라 25조원 한도대비 실적 비율도 62.3%까지 늘었다. 역시 2018년 6월 63.9%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금중대란 은행으로 하여금 중소·중견기업 등에 대한 대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동 대출 취급실적에 비례해 한은이 은행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다. 현재 대출금리는 프로그램별로 0.5%에서 0.75%를 적용하고 있다. 통상 시중은행에서 먼저 대출이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한은에서 자금이 집행된다. 이에 따라 12월 금중대 실적은 2개월전인 10월 시중은행에서 집행된 대출실적이다.
이는 제도개편을 단행한 효과가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018년 9월20일 일자리 창출기업 범위를 기존 청년고용에서 전체고용으로 확대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으로 세액공제를 받은 기업을 지원대상에 포함시켰다. 또 작년 8월30일 일본 경제보복 등에 대한 대응 조치로 소재·부품·장비기업(소부장) 등을 중심으로 설비투자 3조원, 운용자금 1조원을 각각 지원하고, 기존 창업기업 지원요건을 완화했다.
당시 금통위는 지방중소기업 지원도 강화했다. 금융당국의 햇살론 시행에 따라 전환대출이 중단되면서 5000억원으로 배정했던 영세자영업자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신규대출을 작년 11월13일부터 폐지한 바 있다.
무역금융지원대출도 순증액에 대비해 대출을 늘려주기로 함에 따라 전월보다 350억원 늘었다. 잔액도 기존한도(1조5000억원)보다 많은 1조535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중소기업대출안정화대출은 1962억원 감소한 2조4312억원에 그쳤다. 이는 2015년 6월 2조4002억원 이후 4년6개월만에 최저치다. 이 프로그램은 2017년 무역금융과 설비투자 프로그램을 통합해 신설한 것으로 무역금융 한도 3조원을 제외한 설비투자분 8조원을 사실상 종료했었다. 영세자영업자지원대출도 4억원 감소한 209억원을 보였다.
지방중소기업지원은 전월과 같은 5조9004억원을 기록했다. 양양 등 강원도지역 산불피해에 따른 대출이 추가로 집행된 것이 유지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4월 한은은 속초, 고성, 강릉 등 강원지역 산불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을 지원키 위해 본점 한도유보금 100억원을 1년간 지원키로 한 바 있다.
프로그램별 한도를 보면 신성장·일자리지원은 10조원, 무역금융지원은 2조5000억원, 중소기업대출안정화는 6조5000억원, 지방중소기업지원은 5조9000억원, 한도유보분 1000억원이다.
한은 관계자는 “신성장일자리 관련 대출이 급증했다. 추가 제도개편으로 12월부터는 설비투자에 소부장까지 실적이 집행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월 실적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