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ㆍ15 총선을 100여 일 앞두고 일부 당원에 대한 복당을 허용하며 보수 통합을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그러나 공직선거법에 이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까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이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황교안 체제’를 향한 상반된 평가가 나온다.
한국당은 2일 재입당을 희망하는 인사에 대한 입당을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재입당 전면 허용 대상에는 ‘탈당파’ 전직 의원인 조해진, 류성걸 전 의원이 거론된다. 이들은 2016년 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 새누리당을 탈당, 바른정당에 합류했던 친유승민계 인사들이다.
이들을 비롯해 이번 총선 의향을 가진 복당자는 20명가량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탄핵문제로 탈당했던 인사들이 사실상 모두 복귀하는 셈이다.
황 대표는 기자들에게 “대통합 차원”이라며 나라를 위해서, 당을 위해서 다시 노력할 수 있는 기회를 널리 드리겠다는 차원에서의 조치라는 점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러한 결정을 통해 ‘보수대통합’을 달성하겠단 의지를 표명했지만, 새로운보수당(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을 끌어안긴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한국당과의 통합을 위해선 △탄핵의 강을 건너고 △개혁보수를 지향하며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 등 세 가지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유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지금까지 한국당이 보여준 모습으로는 건전한 보수 재건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 및 친박 핵심과 거리를 두면서 중도개혁보수를 안고 또 기득권을 얼마나 내려놓을 것인가가 보수통합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당 중진급 의원들은 이날 연쇄 불출마를 선언하며 황 대표에 대한 시각차를 보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의원은 기자들에게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당 지도부가 막아냈어야 한다. 결단했어야 한다. 그런데 당 지도부는 몸으로 막아야 할 국회의원에게 전혀 용기를 북돋워 주지 못했고 국회선진화법 위반을 걱정하는 마당에 ‘걱정하지 말라. 내가 책임지겠다’는 지도부는 한 명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 포함해서 우리 한국당 전 의원까지도 자리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선교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지금 한국당 주변에서 10개월여 진행된 ‘황교안 체제’에 대한 여러 비난과 비판이 많다. 터무니없는 말도 많다”며 “저는 지난해 2월 황 대표가 첫 번째로 인사한 대상자다. 첫 번째 사무총장으로서 황교안 체제에 힘을 더해주기 위해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한나라당, 새누리당에 있던 사람들이 다시 모이는 것은 보수통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당에 실망한 보수 지지자의 신뢰를 다시 가지고 돌아오는 것이, 다시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이 보수통합의 진정한 논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