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시위대, 이틀 만에 미국 대사관 지역서 철수

입력 2020-01-0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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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라크와의 갈등 심화 등 새로운 부담 안게 돼

▲한 시위자가 1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의 미국 대사관 앞에서 이라크 국기를 흔들고 있다. 이날 시위대가 철수하면서 대사관 시위사태가 이틀 만에 막을 내렸다. 바그다드/AP연합뉴스
▲한 시위자가 1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의 미국 대사관 앞에서 이라크 국기를 흔들고 있다. 이날 시위대가 철수하면서 대사관 시위사태가 이틀 만에 막을 내렸다. 바그다드/AP연합뉴스
이라크 시위대가 이틀 만에 미국 대사관 지역에서 철수하면서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이번 대사관 습격에 따른 사망자는 없었지만 미국은 이라크와의 갈등이 심화하는 등 새로운 부담을 안게 됐다고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인 ‘하시드 알사비’와 그 지지 세력은 전날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을 공격했다. 이들은 돌과 화염병을 던지면서 밤샘 시위를 벌였으며 미국 대사관 진입을 시도했지만 침입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시아파 민병대 지도부가 철수를 요청하자 이를 받아들여 이날 밤 미국 대사관 지역에서 물러났다.

미군이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 거점을 공습해 2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자 시아파를 지지하는 수천 명의 군중이 미국 대사관 앞에 모여 시위를 벌인 것이다.

앞서 미군은 지난달 29일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무장조직 ‘카타이브-헤즈볼라’의 거점 5곳을 공습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공습으로 최소 27명의 전투원이 사망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해당 무장단체가 이라크 북부에 주둔한 미군 기지를 포격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였다.

그러나 이란 지원을 받는 그룹들은 미군의 이라크 공습에 대한 반발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대규모 시위를 일으켰다. 3개월간 계속된 반정부 시위로 정부의 국내 장악력이 약해진 것도 이번 사태와 관련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시위대는 이날 오전 경비 초소와 안내 초소 등 시설에 불을 지르는 한편 대사관 안쪽으로 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벽에 스프레이로 미군 철수와 대사관 폐쇄를 요구하는 구호를 적었다. 또 대사관 외벽을 타고 넘어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미군은 아파치 헬기를 동원해 시위대에 대해 경계 작전을 펼쳤으며 쿠웨이트에 주둔했던 해병대원들을 급파해 대사관 경비를 강화했다. 또 미국 국방부는 이 지역에 750명의 육군 공수부대 병력을 추가 파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후 시아파 민병대는 미국 측에 자신들의 메시지를 분명히 보냈다면서 시위대 철수를 지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이라크의) 우리 시설에서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하면 모두 이란이 책임져야 한다”며 “그들은 매우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이는 경고가 아니라 위협”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란은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시위 배후에 자신들이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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