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중소기업대출금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기업대출금도 4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 사상 처음으로 900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데다, 새해 예대율 규제를 앞두고 가계보다 기업에 대출을 집중하고 있는 은행 행태가 맞물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금은행의 기업대출금도 전월보다 9조5583억원(1.1%) 늘어난 907조664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사상 처음으로 900조원을 돌파한 것이며, 2015년 10월 10조5609억원 증가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임대업 대출이 많이 늘긴 했다. 다만 부동산과 관련한 기업대출이 늘었다고 콕 집어 단정하긴 어렵다. 예대율 규제로 금융기관들이 기업쪽 대출을 집중한 것도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증가세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경고하고 나선 바 있다. 최근 공개된 11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신인석 추정 위원은 “민간신용을 가계신용과 기업신용으로 구분해 살펴보면 그간 줄곧 장기추세를 상회하던 명목GDP대비 가계신용 비율이 최근 들어 추세보다 낮아진 반면, 명목GDP대비 기업신용 비율은 금년 들어 추세를 상당폭 상회하는 수준으로 높아졌다”며 “최근 기업신용 증가를 주도하고 있는 부분은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이다. 완화적 통화정책과 함께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가산금리가 크게 낮아진 점이 그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부채 문제를 갖고 금융안정을 이야기한다면 가계부채가 아니라 기업부채 쪽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금통위원도 “최근 증가한 중소기업대출 가운데 상당히 많은 부분이 부동산투자와 관련되어 있다는 분석도 있는 만큼 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 집행부 역시 “최근 크게 확대되고 있는 기업대출 가운데 일부는 부동산과 관련된 부문으로 유입되고 있어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