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주식시장이 답답한 흐름을 이어간데다 대외 불확실성도 커지면서 상대적 ‘안전자산’인 채권형 펀드에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익률 측면에서는 해외 시장이 강세를 보이며 주식형 펀드가 채권형 펀드를 앞질렀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국내 채권형 펀드 269개 설정액은 연초 대비 6조8461억 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 보면 일반채 4조9474억 원, 국공채 9575억 원, 회사채 9412억 원 순이다.
해외 채권형 펀드 204개 설정액도 같은 기간 4조3522억 원 늘었다. 여러 지역 채권에 투자하는 글로벌채권 펀드 설정액이 3조5528억 원 증가하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북미채권(5418억 원), 신흥국채권(1575억 원) 등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설정액이 연초 대비 6748억 원 늘었다. 유형별로 보면 펀드 매니저들이 전략적으로 운용하는 액티브형 펀드 575개 설정액은 3조1815억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형 펀드 386개 설정액이 3조8563억 원 증가하면서 전체 설정액도 늘어나게 됐다.
특히 인덱스형과 비슷하게 특정 지수를 추종하면서 주식 종목처럼 상장돼 거래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국내주식형(258개)과 국내채권형(52개)의 설정액이 각각 4조8340억 원, 7326억 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외주식형(76개)은 2275억 원 줄었다.
ETF는 최근 순자산 50조 원을 최초로 넘기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미국 등 선진국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위험자산보다는 안전자산을 더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 채권형 펀드에 자금이 몰렸다”며 “주식형에서는 주로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몰리면서 액티브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해외주식형 펀드 776개의 설정액은 3조1462억 원 줄었다. 특히 중국주식 펀드에서 1조1564억 원이 순유출됐다. 또 러시아(-1672억 원), 일본(-1288억 원), 인도(-1009억 원), 브라질(-364억 원)펀드 설정액도 감소했다. 베트남 펀드에만 834억 원이 유입됐다.
권역별로는 유럽(-2463억 원), 신흥아시아(-1911억 원), 글로벌(-1877억 원), 북미(-1728억 원), 신흥국(-1447억 원) 등에서 모두 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18조2377억 원 늘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몰린 결과다.
또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추구하는 리츠 등 부동산 관련 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 부동산 펀드 23개에 5308억 원, 해외 부동산 펀드 50개에 1조2314억 원이 순유입됐다.
테마형 가운데는 퇴직연금 펀드 405개에 1조9730억 원이 순유입됐다. 또 개인의 은퇴 시점에 맞춰 각기 다른 비중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 등 라이프사이클 펀드 121개에도 1조1611억 원이 유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