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스트리밍 서비스 전쟁이 치열한 가운데 스타트업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을 잡기 위한 업계 경쟁이 불꽃 튄다. 넷플릭스와 월트디즈니, 애플 등 미디어와 IT 대기업들은 일찌감치 시장에 진출해 파이를 키워 왔다. 여기에 신생 스타트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30대 이하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한 아이디어로 전통강자들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우선 콘텐츠 무료 제공을 내세운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스타트업 ‘투비(Tubi)’는 1만5000개가 넘는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빌’과 애니메이션 ‘나루토’ 등 옛 작품이 주를 이루지만 구독료를 지불해야하는 넷플릭스와 달리 무제한 무료 시청할 수 있다. 대신 이들은 광고를 통해 수익을 낸다. 작품을 보고 있으면 나오는 광고 수익을 밑천 삼아 200개 방송국이나 영화사에서 콘텐츠를 구매한다. 때문에 회사가 자체 생산한 작품은 없다. TV 프로그램을 인터넷에 옮겨 놓은 모양새이지만 시청자 성향에 따라 작품을 추천하거나 광고를 전환한다.
성과는 눈부시다. 월간 이용자 수는 이미 2000만 명을 넘어섰다. 주요 시청 연령대는 30대 초반으로 텔레비전 방송 시청자 평균 연령인 57세보다 훨씬 젊다.
파르하드 마사우디 투비 최고경영자(CEO)는 “돈을 지불하고 이용할 수 있는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는 가구당 3개가 한계일 것”이라면서 무료 서비스 제공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어 “기업들도 젊은이들에게 효율적으로 광고를 전달할 수 있는 루트를 찾고있는 만큼 현재 비즈니스 모델 전망이 밝다”고 강조했다.
드림웍스 창업자인 제프리 카젠버그가 최근 만든 미국 콘텐츠 제작회사 ‘퀴비(Quibi)’는 짧은 동영상에 집중한다. 회사 이름도 ‘간편하게 즐기는 한입거리’라는 뜻인 ‘퀵 바이트(quick bites)’의 줄임말이다. 내년 4월 출시 예정인 동영상 서비스는 절대 10분을 넘기지 않는다. 카젠버그는 1980년대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의 미디어 소비 습관에 주목했다.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여기는 이들은 모든 콘텐츠를 스마트폰으로, 이동 중에도 소비한다. 버스로 출퇴근하거나 가게 앞 긴 줄에서 대기하는 틈새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시청하는 소비자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스트리밍 서비스 대전은 이미 시작됐다. 11월 애플과 디즈니가 자체 서비스를 시작했다.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는 출시 첫날, 가입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면서 전 세계 1억6000만 명의 유료회원을 보유한 넷플릭스와의 치열한 전쟁을 예고했다. 내년에는 AT&T 산하 워너미디어의 HBO맥스, NBC유니버설의 피콕이 서비스에 나선다.
아직 ‘투비’와 ‘퀴비’ 같은 스타트업의 존재감은 크지 않지만 젊은 세대의 특성을 파고들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장 절대 강자들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고 닛케이는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