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사외이사가 이낙연 국무총리와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이낙연 테마주에 묶인 서원의 주가는 17일 상한가(29.84%)를 기록했다. 이날 증시에서 신고가를 갈아치운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8월 6일 기록한 52주 최저가 대비 195.60% 올랐다.
남화산업도 8월 6일 최저가와 비교하면 173.08% 급등했다. 남선알미늄도 이 총리의 친동생인 이계연 씨가 삼환기업 대표에서 사퇴했지만, 장중 20% 가까이 급등하다 9% 올라 마감하는 등 여전히 테마주로 분류되는 모습이다.
이는 이낙연 총리가 총리직에서 물러난 후 독자적인 정치 노선을 걸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은 “이낙연 총리가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놓아드린다”고 말하면서 이런 예상이 무게를 실어줬다.
이와 함께 같은 날 문 대통령이 새 총리 후보자로 정세균 민주당 의원을 지목하면서 증시에서는 바로 정세균 테마주도 등장했다.
17일 정 후보자와 압해 정씨 종친인 정석현 회장이 경영하는 수산중공업이 전 거래일보다 19.95% 오른 2195원에 마감했고 이날 235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도 다시 썼다. 정 후보자가 국회의장 시절 알루코그룹 공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알루코도 6.72% 올랐다.
추미애 의원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며 ‘테마주’가 등장했다. 지역구인 광진구에 있는 제룡전기와 제룡산업이 대표적인 추미애 테마주로, 제룡전기와 제룡산업은 11월 이후 이날까지 각각 12.20%, 9.61% 올랐다.
이외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유력 정치인들의 행보에 관련 테마주들의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거래소는 기업 본질과 무관하게 주가가 급등락하는 정치 테마주 종목에 대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총선에 맞춰 감시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거래소는 굵직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금융감독원과 함께 테마주 잡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무색하게 정치인 테마주들이 다시 들썩이는 형국이다.
사안에 따라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는 테마주는 주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양산하곤 한다. 일례로 작년부터 올해까지 정책에 따라 만들어진 수소차, 남북경협주 등은 정책 발표 이후 진전이 없자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소위 ‘개미 무덤’이 됐다는 평을 받는다.
또한 이들 테마주는 주식을 단기간에 사고팔아 주주가 빈번히 교체되는 ‘손바뀜’이 잦은 특성이 있다. 손바뀜 정도는 일정 기간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주식회전율로 측정할 수 있다.
실제로 18일 증시에서도 이낙연 테마주 중 하나인 서원의 당일 회전율은 76.57%에 달해 전체 종목의 3위에 올랐고 남선알미늄도 55.30%로 6위를 기록했으며 정세균 테마주인 수산중공업은 26.63%로 15번째 순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