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젠바이오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약 동반진단 관련 의료기기 임상시험계획서를 승인받았다고 18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상동재조합 돌연변이를 가진 고형암 환자에서 IDX-1197의 공개, 다기관, 제 1b상/제2a상 바구니형 임상시험'의 유전자검사시약 개발에 관한 것이다.
엔젠바이오가 이번에 승인받은 임상시험계획은 일동홀딩스가 지난 5월 설립한 신약개발 자회사 '아이디언스'가 추진하는 PARP저해 항암제 'IDX-1197'의 동반진단 개발이다.
아이디언스는 PARP저해제 개발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 10월 식약처로부터 IDX-1197의 임상 1b/2a상을 승인받았다. 고형암 환자 420명을 대상으로 유방암, 난소암, 소세포폐암, 담관암, 요로상피세포암, 췌장선암, 백금계열 항암치료 실패 고형암 등 7개 코호트로 나눠 진행되는 바구니형 임상이다.
바구니형 임상은 다양한 암종에서 관찰되는 동일 유전자 변이에 대해 단일 항암제 처방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으로 동반진단 개발이 필수적이다. 엔젠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정밀진단 제품인 '브라카아큐테스트(BRCAaccuTest)'와 '솔리드아큐테스트(SOLIDaccuTest)'를 기반으로 동반진단에 최적화된 시약패널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해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 할 예정이다.
최대출 엔젠바이오 대표는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IDX-1197의 초기 개발부터 협력해왔다. 그 결과 회사의 정밀진단 분석기술을 인정받아 대규모 신약개발 프로젝트에 동반진단 개발로 참여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엔젠바이오는 이 프로젝트와 연계해 일동제약으로부터 지난 8월 27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고 11월에는 아이디언스와 20억원 규모의 정밀진단 제품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04년 환자 선별을 위한 바이오마커 중심 연구와 임상 시험에서의 동반진단의 활용을 권고한 바 있으며 2014년에는 신약개발과 동반진단을 의무화하는 가이드라인까지 내놓는 등 동반진단 신약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미국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임상시험에서 동반진단을 활용한 경우 성공 가능성이 3배 이상 높아지고 약 70% 비용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미국 머크의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가 2017년 최초로 특정 바이오마커에 처방 가능한 항암제로 승인받으면서 바이오마커에 기반한 동반진단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아이디언스와 엔젠바이오가 협력하는 PARP저해제 역시 특정 바이오마커에 따라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어 동반진단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다.
엔젠바이오는 아이디언스와 협력해 'IDX-1197' 임상의 환자군 선택부터 신약의 성공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최 대표는 "'IDX-1197' 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글로벌 기술이전이 되면 우리의 동반진단 역시 패키지로 이전된다"면서 "임상 2상 이후에는 개별 체외진단기기 허가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젠바이오는 아이디언스와 함께 IDX-1197의 글로벌 임상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IDX-1197의 글로벌 임상을 추진하면서 동반진단 임상시험계획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을 계획"이라면서 "IDX-1197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젠바이오는 아이디언스 이외에도 몇몇 제약사와 신약 동반진단 개발 논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젠바이오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신약 동반진단을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할 계획으로, 임상 과정에서의 동반진단 분석 매출 역시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엔젠바이오는 2020년 pre-IPO 투자유치와 함께 코스닥 상장 절차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엔젠바이오는 최근 기술보증기금이 선정하는 예비 유니콘(자산가치 1조원 이상 벤처기업) 기업으로도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