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개미 투자자’는 시원찮은 투자 성적표를 받았다. 올 들어 코스피가 7.87% 오르고 코스닥은 3.72% 하락했지만 개인은 코스피 종목은 내다팔고 코스닥 종목은 사들이는 투자 행태를 보였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올 들어 16일까지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8.80%다. 평균 수익률은 투자자가 올 들어 주식을 매수한 가격의 추정 평균가 대비 현재가로 측정했다.
올해 개인은 코스피 하락에 베팅했다가 손해를 봤다.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였다. 이 종목은 코스피200선물 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2배수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즉, 코스피가 하락할수록 투자자는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개인은 이 종목을 올 들어 4663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매수 추정 평균가는 6948원으로 16일 가격(6275원)은 이에 9.68% 빠진 상태다. 미ㆍ중 무역갈등이 해빙 무드에 접어들면서 코스피가 상승 전환하자 역성장에 베팅한 개인투자자들은 손해를 봤다.
개인이 다음으로 많이 쓸어담은 주식은 코스닥 상장사인 아난티였다. 올 들어 개인 순매수 금액만 3682억 원에 달하는 아난티는 대표적인 남북경협주로 꼽힌다. 아난티는 지난해 겨울 남북 정상회담에 힘입어 급등해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남북 관계가 그 이상 진전되지 못하고 미북 정상회담 결렬,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등으로 오히려 뒷걸음질치자 가격이 급격히 빠지기 시작했다. 이에 추정 평균가(1만6644원) 대비 현재가는 38.71% 하락하며 투자한 개인들의 자금이 크게 물리게 됐다.
이어 개인은 3560억 원 순매수한 셀트리온헬스케어(0.84%), 3125억 원 사들인 SK텔레콤(1.87%) 등에서 소소한 수익이 났지만 바이오기업 헬릭스미스를 3089억 원어치 사들였다가 추정 평균가 대비 45.75% 손실이 나는 등 벌 때 적게 벌고 잃을 때 크게 잃는 양상이었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올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에서 각각 5.16%, 5.07% 평균수익률을 달성했다. 외국인과 개인은 공통으로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3조6759억 원어치 순매수해 20.17% 수익률을 달성했다. 이어 코스피200 지수의 흐름에 연동하는 ‘KODEX200 TR’ ETF에 1조3986억 원 순매수해 5.34% 수익률을 나타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손해가 발생한 종목은 삼성SDI(-1.41%), 우리금융지주(-10.53%), LG전자(-13.99%) 등 3개에 그쳤다.
기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조2502억 원어치, 1조3858억 원어치를 사들여 11.55%, 18.56%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관이 순매수 상위 10개 중 손해 본 종목은 현대차(-4.89%), SK텔레콤(-5.14%), KODEX 레버리지(-1.81%)뿐이었다.
개인은 코스닥 종목은 사들이고 코스피 종목은 내다 팔며 외국인ㆍ기관과 반대되는 투자 행태를 보였다.
올 들어 코스피는 기관이 8조1515억 원, 외국인이 1689억 원어치를 사들인 반면 개인은 10조1487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7조721억 원어치를 순매수하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4조975억 원과 536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