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기업 IPO 잰걸음…잇단 호재에 함박웃음

입력 2019-12-17 14:56 수정 2019-12-1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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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투자업계가 핀테크(금융+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업종과 관련한 규제를 대대적으로 완화하고, 기업공개(IPO) 심사 과정서 우대 제도를 신설한 영향이다. 증권사에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고, 상장사들은 핀테크를 중심으로 한 사업모델 구상에 집중하고 있다. 비상장 핀테크 기업들은 개선된 제도에 힘입어 IPO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에서 분사한 핀테크 기업 네이버파이낸셜에 8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당초 7월 분사 계획 발표 시에는 5000억 원대 수준이었지만 2배 가까운 수준으로 늘어났다.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 사상 최대 투자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에 투자된 총 금액(5800억 원)을 상회한다.

미래에셋대우의 ‘통 큰 투자’는 최근 정부의 핀테크 산업 육성과 관련이 있다. 금융위는 4일 5차 혁신성장전략회의를 열고 ‘핀테크 스케일업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3000억 원 규모의 핀테크 전용 투자펀드 조성,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혁신금융 서비스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이 담겼다. 지난해 정부가 핀테크를 혁신성장 8대 선도사업 중 하나로 꼽은 이후 나온 후행 조치다. 종합해보면 규제 완화와 스타트업 핀테크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으로 요약된다.

이러한 상황에 발맞춰 핀테크를 신사업으로 도입하는 상장사도 늘고 있다. 최근 씨티젠은 다음달 10일 임시주총을 열고 ‘라이브파이낸셜’로 사명을 변경하며 핀테크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아이씨케이도 플랫폼 개발사 앤트앤비가 개발 중인 결제 플랫폼 ‘셀피’의 한국 사업권을 획득하고 핀테크 신사업 추진을 위해 준비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셀피의 글로벌 카드사 인증 진행 단계”라며 “절차가 완료되면 사업도 본격적으로 닻을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장사뿐 아니라 증시 진입을 꿈꾸는 비상장 핀테크 기업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스케일업 전략에 핀테크 상장 활성화를 위해 상장제도를 손보는 방안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상장 심사 절차에서 혁신금융 서비스 기업으로 지정된 회사의 경우 기술평가와 거래소의 질적심사에서 일정 부분 우대해주기로 한 것이 골자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관련 제도를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상장하는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 핀테크 기업은 이러한 우대 제도하에 상장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앞선 비상장사로는 쿠콘이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쿠콘은 내년 1분기 공모를 목표로 상장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쿠콘은 올해 초 증시에 입성한 대표적인 핀테크 상장사 웹케시의 자회사다. 업계에선 웹케시의 3분기 영업익이 전년 대비 300% 가까이 오르는 등 가파른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자회사 상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1분기 공모를 노리는 것 역시 IPO 진행 기업이 적은 연초에 상장을 진행해 기업가치를 충분히 평가받으며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으로 확정했던 웹케시의 전철을 따라가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핀테크를 내년 핵심 업종으로 주목하고 있다.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등 주요 증권사들이 보고서로 제시한 2020년 증시 유망 테마 가운데 핀테크 업종도 포함됐다. 윤주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오픈뱅킹의 시행으로 점차 고객의 접점이 개별 은행에서 핀테크 기업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그동안 핀테크 업체들이 펌뱅킹망을 이용하기 위해 발생했던 수수료마저 사라진다면 송금을 주력으로 내세운 핀테크 업체들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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