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0대 가장들이 백수로 내몰리고 있다. 고용률은 역대 최고라지만, 30~50대 남자 고용률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고용률은 61.7%로 전년 동월보다(이하 동일) 0.3%포인트(P), 15~64세 고용률은 67.4%로 0.3%P 각각 올랐다. 11월 고용률은 월간으로 통계가 작성된 1982년 이후 가장 높다. 15~64세 고용률은 1989년 이후 최고치다. 이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고용시장의 공고한 회복 흐름에 힘입어 올해 취업자 증가는 애초 전망했던 20만 명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지표를 성·연령대별로 쪼개서 보면 30~50세 남자의 고용여건 악화가 가파르다.
11월 30대 남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은 91.9%로 0.7%P 하락했다. 고용률도 89.1%로 0.7%P 내렸다. 40대 남자는 경제활동참가율이 93.0%로 1.5%P, 고용률은 90.8%로 1.6%P 급락했다. 50대 남자도 경제활동참가율은 88.7%로 0.3%P, 고용률은 86.5%로 0.4%P 하락했다. 취업자가 일자리를 잃으면 단기적으론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로 이동한다. 이후 실업기간이 길어지면 구직활동 자체를 포기하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된다. 이런 맥락에서 경제활동참가율 추이가 고용률에 동기화하는 경향을 보이는 건 30~50대 남자의 고용난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20대 남자와 30대 여자의 고용률은 각각 2.3%P, 2.4%P 올랐지만, 이 역시 긍정적으로 보긴 어렵다.
전체 취업자 중 주당 취업시간이 18시간 미만인 취업자는 38만6000명 늘었는데, 산업별로는 숙박·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등에 집중됐다. 20대 남자와 30대 여자의 고용률 상승은 주로 이들 산업의 단기 일자리 증가에 기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3분기 25~29세 여자의 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은 2.2명 감소한 반면, 30~34세와 35~39세에선 각각 0.9명, 0.7명 증가했다. 만혼 추세에 따른 경력단절 감소도 30대 여자 고용률 상승의 배경 중 하나일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