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물가는 석달째 내림세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석달연속 1%를 전후한 급락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벙커C유 수출입물가는 10%대 급락세를 보였다. 국제해운 안전과 항행을 위한 국제해사기구(IMO·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의 배출규제 조치를 앞두고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D램 수출물가도 석달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연말재고관리를 위해 가격인하에 나선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 때문이다. 실제 11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보다 1.4%(16.68원) 급락한 1167.45원을 기록했다. 이는 4월(1140.95원) 이후 7개월만에 최저치며, 작년 1월(-1.8%, -19.08원) 이래 1년10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원·달러는 9월 0.9%(11.43원) 하락한데 이어, 10월에도 1.1%(13.42원) 내렸었다.
반면 국제유가는 한달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11월 평균 두바이유는 전월보다 4.4% 상승한 배럴당 61.99달러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벙커C유 하락폭이 컸다. 수출에서는 18.3%, 수입에서는 14.4% 하락했다. 이는 IMO에서 내년 1월부터 선박유의 황 함유량을 3.5%에서 0.5% 이내로 줄이는 황산화물 배출규제를 시행함에 따라 황 함유량이 높은 벙커C유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D램 또한 1.7% 하락해 석달째 하락했다. 다만 환율효과를 제외할 경우 0.2% 하락에 그쳤다. 연말 재고를 줄이기 위해 가격인하가 있었기 때문이다.
화학제품 역시 2.3% 떨어져 석달연속 하락했다. 수요부진과 원재료 가격 하락이 맞물린 영향이다.
수입부문을 보면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유는 2.9% 올랐다. 합금철이나 니켈괴 등 제1차 금속제품도 2.0% 떨어져 석달째 하락했다. 이는 국제 원자재가격 하락 영향이 시차를 두고 반영된 영향이다. 화학제품 역시 수요감소로 1.7% 떨어졌다.
한편 환율 영향을 제거한 계약통화기준으로 보면 수출물가는 0.5% 떨어져 두달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반면 수입물가는 0.4% 올라 한달만에 상승반전했다.
송재창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원·달러 환율이 1.4%나 하락한게 크게 영향을 미쳤다”며 “12월엔 원·달러가 오르고 있지만 항상 예외변수들이 있어 향후 전망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