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에 도착했다. "배 타고 중국 간다"고 여기저기 티(?)를 냈을 때, 주변인들은 응당 인천항으로 가느냐고 물었다. 틀렸다. 평택항엔 영성까지 가는 최단 거리 항로가 있다. 목적지는 중국 영성, 석도, 봉래, 연태, 위해 등 산둥반도 동쪽 해안가 5개 도시다.
◇ 12시간 거리…2인실을 추천합니다= 이번 여행의 메이트가 돼 준 대형 카페리 '대룡훼리(Oriental Pearl 8호)'는 평택항에서 영성 용안항까지 한중 최단 거리(338km), 최단 시간(12시간) 운항을 자랑한다. 출발할 때는 매주 화·목·토요일 오후 7시30분 평택항에서 떠나고, 돌아올 때는 용안항에서 매주 월·수·금요일 오후 7시에 출항한다. 몇시에 출발하든 평택항으로 들어올 땐 오전 8시30분에, 용안항에선 오전 9시에 하선할 수 있다. 대룡훼리는 3년이라는 재정비 시간을 가진 뒤 지난 9월 20일 새롭게 배를 띄웠다.
몸을 실은 페리는 평택항에서 저녁 8시에 출항했다. 페리 안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일정이었다. 2인실에 짐을 풀었다. 대룡훼리는 여객 정원이 1500여 명이 되는 대형 페리다.
선실은 RYL, DLX, BIZ, ECN(온돌) 등급으로 이뤄져 있다. 총 17개의 RYL등급의 객실은 정원 2명을 수용한다. 한국 돈으론 편도 16만 원(유류세와 항만세 제외, 저녁 식사 포함)의 방이다. DLX등급의 객실은 총 125개다. 한 방에 4명이 들어갈 수 있다. 한국 돈 14만 원. 정원 6명의 BIZ등급 객실과 26명을 수용하는 ECN방의 가격은 이보다 2만 원씩 적다. 하지만 이용객 대부분이 중국인이기에 생활 습관이 우려되면 2인실이나 4인실을 추천한다.
배는 안락한 선실과 다양한 부대시설을 자랑한다. 선내 부대시설로 바, 노래방, 매점, 면세점, 식당, 영화관, 회의실 등이 있으며 일부 시설은 유료이다. 특히 바에서는 공연도 펼쳐지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직접 묵게 된 2인실은 쾌적했다. 화장실 안에는 칫솔, 치약을 비롯한 각종 세면도구와 일회용품이 갖춰져 있다.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확실히 대형 페리여서인지 흔들림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내겐 멀미약이 필수였다.(이유는 글 시작 부문에 있다) 하선 후 일행들에게 물으니 아무도 멀미한 사람이 없단다. 배의 흔들림은 느꼈지만, 불편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반적인 평형감각을 가진 관광객이라면 비교적 안락한 여정일 수도 있겠다.
◇선박 여행 시 유의사항(번외 편) = 출국수속을 위해선 오후 3시 30분까지 평택터미널에 도착해야 한다. 인솔자를 따라 오후 4시부터 출국수속을 받고 승선하면 된다. 항구에서 진행하는 출국수속이어도 형식은 공항과 별반 다르지 않다.
승선 후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출국수속을 받고, 배부받은 탑승권에 기재된 선실로 이동하면 된다.
단체 여행객의 경우 식별할 수 있는 표식(배지, 목걸이 등)을 이용해 식사하면 된다. 만약 별도의 표식이 없으면, 인솔자를 통해 식권을 배부 받고 식사를 하면 된다.
선상에선 원칙적으로 지정된 장소가 아니면 금연이다.